北, 압록강서 탈북 기도 4명 사살

매복 중 도강 확인하고 실탄 사격

2019-11-04     성재영 기자

압록강을 끼고 중국과 인접한 북한 국경도시 혜산(양강도)에서 9월 초 도강을 시도한 5명이 인근에 매복한 보위원들의 총에 맞아 대부분 사망하고 1명만 강을 건너 중국 땅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NK가 3일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9월에 국경에서 드물게 총소리가 울린 사건의 내막이 최근에 알려졌다. 집단 도강을 하려고 시도한 사람들에게 (총을) 쏴서 대부분 강물에서 숨지고 한두 명이 중국 쪽으로 넘어 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월 1일 새벽 후창군(현 김형직군)에서 발생했다. 전날(8월 31일) 브로커 여성은 6명을 이끌고 도강 지점으로 예정됐던 보천군으로 향하다 사건을 공모한 국경경비대에게서 보위부 감시가 심상치 않다는 말을 전했다.

도강 지점을 자강도 북부 방향인 김형직군으로 급히 변경하고, 도강 시도자 5명을 인솔해 압록강에 도착해 현지에 연계가 있는 경비대에 인원을 넘겼다. 도강에 나선 사람들이 강으로 들어가자 브로커 여성은 현장을 이탈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경경비대원의 안내로 압록강에 들어서 물이 다리 부분으로 잠기기 시작하던 시기에 총소리가 울렸고, 현장에서 4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한다. 현장에서 브로커 여성도 체포돼 보위부 감옥에 수감돼 조사를 받아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경비대 지도원의 아내는 이미 인신매매 혐의로 보위부 촉수에 걸려들어 있는 상태에서 이번 사건이 준비될 때부터 철저히 파악되고 있었다”면서 “내부에서 보위부 밀정이 움직이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강 시도자들이 탈북 목적이었다고 해도 사전에 체포하지 않고 강에서 사살하는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한 것에 대해 현지 주민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정부는 국경지대에서 총소리를 내서 탈북을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다”면서 “국경을 넘어서는 자들을 쏴 죽여도 좋다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들이 본보기가 된 배경으로 집단 탈북을 시도했고, 행선지도 한국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