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국 수입차 네비게이션에서 ‘9단선’ 삭제 지시

베트남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탑재되어 있는 네비게이션 지도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독자적으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9단선(９段線, Nine Dash Line)’이 나타나는 지도가 있다며, 자동차 수업업자들에게 지도 소프트웨어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구단선’이란 중국이 주장하는 남중국해의 해상 경계선으로, 1947년에 설정되었으며 남중국해의 대부분을 중국의 수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구단선 안에는 둥사 군도, 파라셀 제도, 중사 군도, 스프래틀리 군도가 포함되어 있다.

베트남과 중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으며, 양국 간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를 수입한 업자는 지난 19일 고객과 현지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베트남 주권을 침해하는 네비게이션 내용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위성 등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네비게이션은 베트남 내에서는 작동하지 않지만, 9단선을 포함한 지도는 표시된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교통운수성이 업체들에 9단선 내용을 삭제 지시했다.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9단선을 둘러싸고 네덜란드 헤이그 상성재판소가 지난 2016년 7월 판결로 국제법상으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중국은 9단선을 계속 주장하고 있으며, 올 7월에는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내에서 석유탐사 활동을 실시, 베트남은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해양석유 탐사선은 24일 베트남 해역에서 떠났다. 선박추적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의 “하이양 디즈 8호”가 3개월여 만에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철수했다. 마린 트래픽은 “하이양 디즈 8호”가 최소 2척의 중국 선박의 호위를 받으며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13일에는 미중 합작 애니메이션 영화 “어바머너블(Abominable, 원제)”에서, 지도상에 ‘9단선’이 나타나는 장면이 있다며 베트남이 상영을 중지시켰다.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도 그 이후에 잇따라 상영중지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