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폐기, 북한만 이득”

美 전문가들 “北·中에 대한 한국의 선물”

2019-08-23     성재영 기자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과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맺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이른바 ‘지소미아’를 1년 더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오직 북한만이 이득을 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23일 전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은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이른바 지소미아를 파기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한일 양국 간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선언에 대한 일부 책임은 한일 간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데에도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미국이 한일 간 역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역사 문제가 경제적 마찰에 이어 군사정보 협력 중단에 이를 만큼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주장했다.

주한미국 대사관 대리대사와 미국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지낸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날 지소미아 파기는 중국과 북한에 대한 한국의 선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여러 명의 미국 고위 관리들이 지소미아는 한국의 국방과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과 한미일 삼각 국방협력의 기둥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에 강조하고, 지소미아를 중단하지 않도록 설득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미국이 이끄는 동북아시아 안보 구조에 대한 커다란 손실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일본과의 군사정보 교류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고의적으로 면박을 주기 위한 결정으로 여겨질 것이고 한미동맹 관리도 매우 복잡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 박사도 한일 간 준비태세를 용이하게 하는 지소미아는 북한의 공격을 억지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미국의 동북아시아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베넷 박사는 그러면서 한반도 유사시에 한국 방어에 필요한 미국 병력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비행장과 항구 사용이 필요한 데 지소미아 종료로 일본이 일부 혹은 모든 공항의 접근을 거부하거나 일본 공항의 효과적인 사용을 거부할 경우 유사시 미군의 신속한 한반도 배치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한국의 전략적 목표에 반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소미아를 통해 얻는 이익은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더 많다고 강조하고, 지소미아 중단은 안보 차원이 아닌 정치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한일 간 이미 고조된 긴장을 안보 차원으로까지 확대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