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명문 칭화대, 유치원 고소…왜?

“‘칭화’라는 이름 함부로 사용”에 네티즌 비난 봇물

2019-05-10     성재영 기자
칭화유치원.

중국의 최고 명문 대학 칭화대가 최근 장시성에 있는 유치원 5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칭화’라는 이름을 함부로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상하이저널에 따르면, 지난 8일 장시성 간저우인민법원에서 칭화대학이 장시성 내 칭화유치원 다섯 곳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소송에 대한 심리가 진행됐다.

칭화대학은 이들 유치원이 상표권을 침해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했다고 주장했다. 칭화유치원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칭화’라는 이름을 이용해 대중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즉시 침해 행위를 중단하고 한달간 신문 지면을 통한 사과와 경제적 손해배상금 50만 위안(8600만원)을 요구했다.

유치원 측은 칭화대의 착각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유치원측 법률 대리인은 “스시엔청의 칭화 유치원은 1998년 8월 처음 개원해 칭화대가 상표권을 등록한 시기보다 이르다”며 ‘칭화’에 대한 선 사용권을 주장했다. 이어 유치원의 이름은 인근에 있는 칭화대로에서 따온 것으로 칭화대학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칭화라는 단어는 중국 전통문화 중 하나로 일찍이 동진 시기 때부터 있었다”며 “중화 대륙에서는 지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칭화대)의 지나치게 풍부한 상상력이 원거리에 서로 조금도 관계가 없는 유치원을 상대로 50만 위안을 배상하라고 하고 있다”며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횡포요, 명실상부한 ‘공부만 잘 하는 공부벌레’다”라고 꼬집었다.

칭화대학이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칭화대는 ‘칭화 기업’, ‘칭화 왕파이’라는 이름의 기업을 고소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칭화북대가정교육센터’라는 이름의 교육 플랫폼에도 ‘칭화’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베이징의 한 변호사는 “칭화대로 부근에 위치한 유치원의 경우 칭화대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도, 시장 질서에 혼돈을 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표권 침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어떤 부모가 칭화유치원을 나왔다고 칭화대학을 갈 수 있을 거라고 믿을지?”, “동네 사람들은 칭화유치원이 칭화대로 주변에 있는 유치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칭화대의 논리라면 베이징대학 주변의 베이징으로 시작되는 모든 교육 기관은 다 베이징대학의 유명세를 이용한 건가”, “일류 대학이 소인배 행동을 하네”라며 칭화대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