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영업이익 줄고 이자부담 ↑

16곳은 벌어서 이자도 못 갚아…1년 새 3곳 증가

2019-04-24     성재영 기자

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8.6으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낮아진 가운데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 16곳으로 1년 새 3곳이 늘어났다.

반도체 호황을 누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지난해 500대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4.8로써 3.8포인트가 떨어졌고, 2017년 6.4와 비교하면 1.6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가 43.2로 가장 높은 반면 공기업은 1.0으로 17개 업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24일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385개 기업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8.6으로 전년 9.7 대비 1.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81조1892억원에서 170조2016억원으로 6.1%(10조9876억원)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18조6939억원에서 19조7103억원으로 5.4%(1조164억원)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를 앞세워 기록적인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13조8223억원에서 90조4712억원으로 20.5%(23조3516억원) 급감했고, 이자비용은 17조9154억원에서 18조9410억원으로 5.7%(1조257억원) 늘어났다.

이익은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이 늘면서 기업들의 이자상환 여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영업손실을 본 기업을 포함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삼성중공업·현대상선·동부제철·한진·한진중공업·대성산업·두산건설·쿠팡·대우전자·우리이티아이·신성이엔지 등 16곳이다. 이중 한진과 쿠팡·대우전자·우리이티아이·대성산업·신성이엔지는 좀비기업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500대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S&T모티브로 무려 40만7833에 달했고, 동서식품(3만5445)·에스엘라이팅(2만346)·동우화인켐(9382.9)·폴리미래(6305.7)·소니코리아(2805.8)·제일건설(2465.7)·스타벅스코리아(2463.0)·강원랜드(1840.5)·이노션(1618.9) 등도 세 자릿수 이자보상배율로 사실상 무차입경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상선·영풍 등 34곳은 영업손실이었고, 세종공업·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현대위아·아시아나항공·한국중부발전·부영주택 등 25곳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가 43.2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와 제약도 각각 14.1, 10.2로 두 자릿수 이상이었다.

반면 공기업은 1.0으로 2016년 6.0에서 2017년 2.8 등 매년 하락하며 가장 낮았고 운송(1.4)도 간신히 1을 넘겼다.

17개 업종 중 전년 대비 이자보상배율이 오른 업종은 IT전기전자(1.9p)와 건설 및 건자재(0.2p) 등 둘뿐이었고 나머지 15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제약(-4.7p)과 석유화학(-3.9p)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한편 이자비용이 전무한 곳은 한국무라타전자, 한국쓰리엠, 이베이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등 17곳으로 외국계이거나 본사를 외국에 둔 기업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