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과이도 국회의장 15년 공직 출마 금지

-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 대선 재실시 요구 시위 촉구 - 마두로 측, 정적 과이도 의장 지속적으로 축출 시도

2019-03-29     김상욱 대기자
니콜라스

베네수엘라의 검사원은 28(현지시각)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대통령에 대항해 임시 대통령 취임을 선언한 야권 연합 출신 후안 과이도(Juan Guaido) 국회의장에게 회계 기록 부정 혐의를 들며 15년간 선출 공직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했다.

엘비스 아모로소감사원장은 국영 VTV에서 과이도 의장이 공개한 개인 재정 상황과 지출 기록이 수입 수준과 일치하지 않는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과이도가 국회의원이 된 후 해외여행에 사용한 자금의 출처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2월부터 과이도 의장을 상대로 회계 감사를 벌였다.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지자 과이도 의장은 감사원의 조치를 일축하고, 마두로 정권 퇴진 운동을 계속하겠다면서, “감사를 임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합법적인 국회뿐이라며, 정당성이 없다. 우리는 계속 길거리에 있을 것이라며, 마두로가 임명한 검사원이 내린 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달 31일로 예정되어 있는 반정부시위 참여를 독려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감사원은 발표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지난 2015년에 의원에 선출된 후 국회의 허락 없이 약 90차례 순방을 갖고 고급 호텔에 숙박하고 있던 등이라고 지적. 국내외 관계자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마두로 정부는 지난 21일 새벽 반정부 테러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과이도 의장의 비서실장인 로베르토 마레로를 자택에서 체포하는 등 과이도 의장에 대한 압박에 나서면서, 마두로 정권이 위협으로 떠오른 과이도 의장을 정치적으로 배제하고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복수의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과이도의 공직 추방 처분을 받자,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팔리디노 부대변인은 바보 같은 짓,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캐나다 외교부도 강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지난 1월 두 번째 6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과이도 국회의장이 지난해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 연금 등으로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 선거라며 올 1월들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며 미국 등 서방 50개 국가의 지지를 업고 마두로 퇴진과 대선 재실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임시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과 맞서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와 군부의 지지를 배경으로 정적인 과이도를 축출하려는 움직임을 계속보이고 있다. 미국이 꼭두각시 과이도를 내세워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며 마두로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전역에서는 이달 25일부터 단속적으로 이어지던 대규모 정전 사태는 28일 복구의 조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