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열풍, 북한에도?

BTS 노래 담긴 USB 적발…청년들 무더기 체포

2019-03-06     성재영 기자
방탄소년단(BTS).

세계적으로 케이팝(K-POP) 열풍을 이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북한에서도 예외가 아닌 것일까. 최근 북한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담긴 USB가 발견돼 관련자들이 모두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데일리NK가 6일 전했다.

신문의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초 양강도 혜산에 있는 제대군인 가정집에서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한국 드라마 USB가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관련자들은 현장에서 체포돼 현재 도(道) 보위부 예심과 구류장에 감금돼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설 당일인 지난달 5일 저녁 국가보위성 비사회주의 그루빠가 양강도 혜산시 송봉동 28인민반에 대해 갑작스러운 가택수색을 진행했다. 휴일 저녁 긴장이 느슨해진 틈을 타 기습적으로 검열이 이뤄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 사적관 관리소 초급당 위원장의 아들 23살 민모 씨와 그의 중학교 동창 6명이 함께 중국영화를 보던 것이 발각됐다.

특히 보위성 비사그루빠는 이날 수색 도중 이불장 속에서 번역이 안 된 여러 편의 중국영화가 담긴 CD 세 개와 메모리 두 개를 발견했다. 메모리 중 한 개에는 모두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나머지 한 개에는 지난해 방영된 한국드라마 ‘같이 살래요’ 등이 들어있었다.

결국 민 씨 등 7명은 즉각 체포돼 구류장에 구금됐고, 이 사안은 현재 예심과 비서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예심과의 총책임자가 예비심을 맡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해당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검열에서 한국 노래뿐만 아니라 드라마까지 발각돼 주민들 사이에서는 ‘체포된 이들이 엄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현재 내부 주민들의 사상이완과 체제 이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자본주의 문화의 침투를 철저히 경계·단속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한국 영상물이나 노래를 보유하거나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엄격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