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 끊고 실컷 울어라

그래야 오래 산다

2019-02-08     배이제 논설위원

통계청이 지난해 말 2017년 생명표를 발표했다. 생명표란 현재의 연령별 사망수준이 유지된다면 특정 연령의 사람이 향후 몇 살까지 살 수 있는지 추정한 통계표다. '2017 생명표'에 따르면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6년 정도 길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수명이 길다는 것은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지만, 실제 2017년 생명표에 따르면 여성의 기대수명은 85.7세이고 남성의 기대수명은 79.7세이다. 2017년 연령별 사망 확률에 따른 지표인데. 생명표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6년을 더 사는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이 차이가 나는 원인 중 하나로 '울음 효과'가 꼽힌다. '울음 효과'에 따르면 눈물을 흘리면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이유는 자신의 감정을 더 솔직하게 표현하기 때문일지도.

전 세계를 불문하고 '남자는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라는 사회적 통념이 어느 정도 자리한다. Ramsey Research Center의 연구팀은 남녀의 평균 수명 차이가 이런 사회적 편견 때문에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의 성인 남성은 월 1.4회 울며 여성은 월 3.5회 울었다고 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미국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76.1세였고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1.1세였다. 연구팀은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는 남자들이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해 수명이 짧아진다고 분석했다.

기대수명 차이를 생활 습관에서 찾는 연구도 있다. 실제 남성은 음주와 흡연을 하는 비율이 여성이 비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남성의 폭음률은 52.7%로 여성의 폭음률 25%의 2배가 넘는다. 폭음률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폭음한 비율을 나타낸다.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폭음률과 흡연율이 높다.

남성은 소주 7잔 이상 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성은 소주 5잔 이상 또는 맥주 3캔 이상이 기준이다. 폭음률의 기준이 남성에게 더 관대한 까닭에, 남성과 여성의 음주량은 실제로 더 차이가 나는 것이다. 흡연율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남성의 흡연율은 38.1%, 여성의 흡연율은 6% 등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의대의 제임스 엔스트롬 교수는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는 모르몬교 부부 1만여 명을 대상으로 8년 동안 연구를 진행했는데, 연구 결과 남성의 평균수명은 88.5세, 여성의 평균수명은 89.5세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음주와 흡연 등에 노출되지 않는다면 남녀의 수명에 별다른 격차가 없다고 밝혔다.

출처: 이웃집과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