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딜레마, ‘미국 전략은 환영, 중국 포위망엔 신중’

내년 총선 앞두고, 중국과의 충돌 회피 원해

2018-11-18     김상욱 대기자
인도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 파푸아뉴기니 APEC 정상회의 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국과의 대립 축을 구축해 중국을 강력히 견제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펜스 부통령과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미국과 인도 사이의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인도태평양 전략은 “공통의 비전”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이 같이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서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를 천명하면서도 모디 인도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성을 고려해서인지 미국 및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과의 공통의 인식이 일치에 잇어서는 미묘한 온도차를 느끼게 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 6월 아시아 안전보장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해 “한정된 클럽의 멤버의 것으로 보지 않는다‘다고 언급했었다. 여기서 말하는 ’클럽(club)'이란 미국, 일본, 호주와 인도 4개국을 말하며, 이들 4개국은 제휴를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모디 총리의 ‘한정되지 않는다’는 발언의 속뜻은 좋게 말해서는 ‘중국을 배려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뜻일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본 측에서 이 같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지난해 호주가 미국-일본-인도 3국이 인도양에서 실시하는 합동 훈련인 “말리바르 훈련”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을 때 거부의사를 나타냈었다.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이 안전보장 측면에서 결속을 더욱 강화해 대(對)중국 견제 제휴라는 성격의 색채를 강하게 띠어가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내비치고 있다.

인도는 확대되는 대중국 무역적자의 감축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과의 제휴강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국경지대에서의 상호 충돌이 발생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부담이 큰 충돌을 회피하고 싶어 한다. 한때 인도에서는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기도 했으나, 지난 4월 비공식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과의 본격적인 관계 복원에 나서기도 했다.

인도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거대 경제 구상인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를 통해 뒷마당으로 비유되고 있는 인도양에 진출하는 것을 강력히 경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모디 총리는 2019년도 총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계속되는 마찰은 피하고 싶은 정치적 상황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