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카슈끄지” 터키 내 총영사관서 사망 인정

사우디 왕세자 책임에 대해선 극구 부인

2018-10-20     김상욱 대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저널리스트 ‘자말 카슈끄지(Khashoggi)’가 터키 내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행방불명된 사건이 발생했고, 카슈끄지는 그동안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사우디는 그동안 무사히 영사관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해왔는데,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TV 방송을 통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사우디 자신들이 거짓말한 것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사우디 당국은 수사는 계속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어, 사망 당시의 자세한 상황이나 사체의 행방 등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우디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 빈 살만 왕세자의 고문인 사우드 알 카타니와 정보기관 부국장인 아흐메드 알 아씨리 장군 등 5명을 해임했으며, 1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터키와 미국 언론은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지시를 했다는 소식도 나돌았으나, 사우디 측은 왕세자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책임자로 아씨리 장군을 내세움에 따라, 카슈끄지 사망과 관련, 무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책임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보국 수장 등은 이번 사건에도 유임됐다.

사우디측은 카슈끄지는 터키 내 총영사관내에서 면회한 사람들과 말다툼이 벌어져, 맨손으로 싸운 결과,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면회 상대측은 그 후 사태의 은폐를 도모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슈끄지는 지난 2일 결혼서류 절차를 위해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 소식을 끊었다. 터키 수사 당국은 그가 살해되었다고 강하게 의혹을 제기해 총영사관 내 등을 를 수색했지만,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우디 당국은 관여를 부인했고 카슈끄지는 총영사관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 총영사관 밖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는 왕세자의 정책 등에 비판적인 인물이다. 그는 한때 사우디 언론사 편집장이자 왕실 고문이었으며, 빈살만 왕세자가 권력을 잡은 뒤,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모습을 본 후 그와 맞서다 사우디를 떠나 미국에 거주했다. 미국에서 그는 워싱턴포스트(WP)에서 칼럼 등을 쓰며, 사우디와 중동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사우디의 손을 놓을 수 없다는 태도다.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무기 수출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이미 카쇼끄지의 죽음과 관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다 신빙성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며, 유럽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처럼 사우디 정부의 설명을 받아들여 이번 사안을 종결할 것인지 아니면 제재와 응징 조치에 나설 것인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