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문 대통령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 초정 화제

국제 인권단체, 반드시 ‘북한 인권 거론해야’

2018-10-10     김상욱 대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의 평양 방문을 초정했다는 소식이 화제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예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 일정을 발표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교황의 평양 초청 의사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습니다’라는 초청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0일 현재 교황청은 이 같은 뉴스에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 독재국가 북한의 ‘평화의 가톨릭’ 이용 요주의

일부에서는 교황의 바쁜 일정을 고려할 때, 평양 방문 가능성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외교가의 전반적인 시각이라는 견해와 2019년 예정된 일본 방문 일정에 북한 추가 방문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천주교 교황으로서 사상 최초로 북한을 방문할 경우,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은둔의 국가에서 국제무대로 ‘평화의 옷’을 입고 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견해와 함께, 교황청으로서도 중국과 더불어 북한이 가톨릭 세계로 편입될 경우 매우 기쁠 수 있겠지만, 북한의 현실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견해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또 만일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게 될 경우, 지독한 독재자 김정은이 평화의 옷자락을 펄럭이며 천사와 같은 이미지로 변신하는데 가톨릭 자체가 이용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섣불리 교황의 방북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있다.

* 세계 인권단체 : 방북시 반드시 북한 인권 문제 거론해야

만일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면, 반드시 “북한 주민의 종교적 자유와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강조하고 나섰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세계기독교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은 9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 대북 전문 매체))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교황청이 매우 신중하게 일을 추진하길 강력히 조언한다”고 밝혔다.

가톨릭 신자인 로저스 팀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북한 주민에 대한 북한 정권의 끔찍한 반인도주의적 범죄의 종식을 반드시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방문하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를 거론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을 인정해주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워싱턴 주재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히고, “인권단체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교황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전달하는 메시지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특히 종교의 자유 문제가 포함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아 실망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교황의 북한 방문은 비록 억압된 국가일지라도 항상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폐쇄된 사회를 조금이라도 열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 보도와 관련 논평 요청에 “한국 정부나 바티칸 측에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