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련 붕괴 이후 사상최대 총 30만 명 규모 군사훈련

‘중국군도 참여, 러시아-중국 긴밀 관계’ 미국에 메시지

2018-09-12     김상욱 대기자

러시아는 11일 소련 붕괴 이후 최대의 규모가 되는 군사훈련인 “보스토크 2018(Vostok 2018, ‘동방’이라는 뜻)”을 중국 국경 부근에서 시작했다.

훈련 기간은 다음 주 17일까지 총 30만 명의 병사가 동원되고, 중국군과의 합동 훈련도 벌인다. 중국군과 러시아군은 과거에도 합동 훈련을 하고 있지만 이번만큼 큰 규모는 아니었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중국 양국군의 긴밀한 단합을 과시하는 동시에 러시아는 인구가 적은 극동 지역을 방위하는 능력과 용의가 있음을 중국 측에 암시하는 속내도 있어 보인다.

러시아는 서방과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실시하는 이번 훈련에는 북대서양 약 기구(NATO, 나토)이외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규모 군대를 주둔시키는 미국도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 탱크와 장갑차, 전함의 일단이 이동하는 모습과 전투용 헬리콥터 전투기의 이륙을 담은 화상을 공개했다. 이번 훈련의 주요 목적은 ▷ 러시아 군부대의 장거리 이동 능력, ▷ 보병부대와 해군의 제휴, ▷ 지휘계통의 확인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군사훈련을 러시아와 중국의 양쪽 관계를 악화시키려는 미국 정부에 대한 메시지로 보고 있다.

전(前) 러시아 군 간부들로 구성된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소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서 러시아는 미국을 적, 중국을 동맹국으로 상정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압력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심화시키게 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워싱턴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장기적으로 군사 동맹을 맺는 것을 우려하고 있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양국은 국익을 이유로 행동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연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훈련을 참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