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SLBM-탄도미사일 발사장 언제든 발사 가능

김정은의 살라미(Salami) 방식으로 실질적 비핵화 조치 거의 이뤄지지 않아

2018-09-12     김상욱 대기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시험장이나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등이 아직 건재한 상황으로 이른바 ‘서해발사장 폐기 약속’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북한 당국의 말처럼 미사일 엔진 실험장 등 일부 시설을 해체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와 엔진 실험이 가능하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엔진실험장이 유일한 것이 아니라 다수 있으며, 발사장 역시 해체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VOA는 그나마 해체 움직임이 보였던 서해발사장에서도 한 달 가까이 특별한 동향이 고나측되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관련된 활동이 왕성하게 벌어졌던 신포 조선소에는 어떤 변화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지난 6월1일, 7월 25일, 8월 27일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이곳에 세워진 SLBM 사출 시험대는 이 기간 동일한 모양과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이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서해위성발사장에 대한 폐기 수순에 돌입한 것과 달리 SLBM과 관련된 시설에 대해선 해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관련 실험을 여러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수함 발사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곳 말고도 시설이 여전히 건재한 곳은 또 있다. 북한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말까지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이용했던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이다. 이곳은 동창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미사일 발사대는 물론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조립과 통제 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지난 7월 21일자 위성사진 분석결과, 이 시설 주변으로 나무들이 정리되는 등 관리된 정황이 있으나,, 어떤 해체 조짐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설은 다시 이용될 수 있는 상태로 관측되며, (동창리)서해 발사장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한편, 지난 5일 대북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조치의 일환으로 풍계리 핵실험장과 더불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도 사실상 폐기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고 말했으나, 북한은 국제사회 우려로 남아있던 SLBM과 한 때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되고, 엔진실험이 실시됐던 동해 미사일 발사장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동해쪽 시설들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잇다는 점에서 북한 김정은의 살라미(Salami)식 비핵화 방식으로 나아가려는 뚜렷한 증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사안을 잘게 쪼개어 나가는 방식의 비핵화 협상을 하겠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단계적, 동시적 해결방식을 북한은 줄곧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