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국회, ‘거짓말과 꼼수 팔이’ 전락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거짓 국회, 자문해보라

2018-08-14     김상욱 대기자

“거짓말에는 속이는 기쁨이 있다” 심리학자 ‘에크먼’의 그럴듯한 해석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좋은 일들이 있는가 하면 나쁜 일도 많다. 그런데 어떤 이는 좋은 일에서 기쁨을 느끼지만, 다른 어떤 이는 나쁜 일에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대한민국 국회(國會)가 일그러지고 왜곡된 모임인 곡회(曲會)로, 또 장례식장에서 나오는 곡들의 모임이라 할 곡회(哭會)로 변질되면서, 거짓말의 대명사 피노키오로 전락해버린 느낌이다. ‘거짓말의 무한질주’의 현장이 한국 여의도 국회가 아닌가 하는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십리도 못 간다는 거짓말을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하는 집단이 여의도 국회집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국회에는 물론 훌륭한 분들이 있어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의원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못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는 것과 같이 자나 깨나 거짓을 일삼을 부류의 의원도 없지 않다.

국회가 자기들 특권을 내려놓는 일에는 아예 관심이 없거나 국민들의 소나기 같은 비난에 꿈틀하면서 진정으로 뉘우치고 올바른 길로 접어들겠다며 샛길로 빠지는 거짓의 길이요, 꼼수의 길을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들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 국회 ‘특활비’를 없애겠다며 무슨 대단한 역사적인 사건이라도 만들어낸 듯 하늘을 향해 자랑하더니 거짓과 꼼수로 드러났다. 참으로 민망하다.

여와 야는 13일 교섭단체 지원 명목의 특활비를 폐지하기로 했으나,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 몫의 특활비는 50%만 삭감하고, 일부 금액은 업무추진비로 명찰만 갈아 끼기로 했다고 한다. 올해 책정된 국회 특활비는 총 62억 원 정도로, 이날 없애기로 한 교섭단체 특활비는 15억 원,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국민들은 전면 폐지를 원했으나, 역시 특권의식 유지비로 ‘특활비’는 특별히 존재해야 한다는 인식이 의원들에게는 스며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특(特)’자를 좋아하는 특별한 집단이 아니라 할 수 없다.

거짓을 말할 줄 아는 입으로는 ‘전면폐지’인 것처럼 알려졌으나,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특활비 부분 폐지 혹은 특활비 부분 업무비로의 전환’이라는 ‘꼼수’를 부리고 말았다. 속담에 “부처도 다급하면 거짓말 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자기가 다급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 뜻이지만, 하도 국민들이 이번 특활비 폐지에 대해 피할 수 없을 정도의 비난을 쏟아내자 다급한 나머지 거짓말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니다. “어떻게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그 좋은 특활비를 내 손으로 없앨 수 있으랴! 하는 음흉한 속내가 드러난 셈이다.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 힘을 합쳐가며 따라가야 할 지도자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 한국적 현실이 서글프다.

좀 배우고, 돈 좀 있고, 지위 꽤나 높은 사람들 가운데 거짓말을 일상화하는 부류도 없지 않다. 입만 열면 꼼수요, 거짓이요, 사기 치는 시정잡배와 같은 지도급 인사들이 온전한 사회를 악의 소굴로 전락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이들 악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들의 얼굴을 화면에서라도 보기에 지긋지긋하다.

흔히 말에는 세금이 없다고 한다. “거짓말에는 세금이 안 붙는다. 그러므로 온 나라에 거짓말이 넘쳐나고 있다”는 독일 속담도 있다. 국민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의원들이 세금 안 낸다고 거짓과 꼼수를 일삼을 때 나라와 국민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존재할 가치는 있는 것일까? 자문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