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개국 회담 주도 한반도에 영향력 복원 시도

북한에 당근 제공, 의료 지원 약 18억 원 지원

2018-08-01     김상욱 대기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진행과 함께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면서 중국의 대(對)북한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자 일부에서는 ‘차이나 패싱’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던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베이징 방문 등으로 다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살려내면서 이제는 한국, 미국, 북한 등과 4개국 회담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복원시키려 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의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방문 한반도 정세에 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4개국 대화(한국-북한-미국-중국)시스템 구축을 위한 조정을 본격화하고, 특히 북한과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중국 주도의 한반도 새로운 안보체제를 정비하려 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중국은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대국의 자세로 한국을 압박하는 국가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는 마치 약소국인양 하는 중국은 한반도 즉 북한과 한국에 대해서 최강국의 자세로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한 지정학적, 역사적 상황을 활용,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굳건한 영향력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선 중국은 북한에 약 1,100만 위안(약 18억 원) 상당의 의료지원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 완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북한에 당근을 줄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판단,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대북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다양한 형태의 밀거래 등으로 대북 지원이 중국 당국의 묵인아래 은밀히 이뤄져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제츠 정치국원은 7월 중순 부산에서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과 회담을 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등의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물론 한중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남북한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문재인-김정은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을 선언하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북미, 남북미 혹은 남북미 그리고 중국 4자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합의했었다.

북한은 먼저 김정은 체제보장의 일환으로 조기에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행되지 않는 한 종전선언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중국은 북-미 혹은 남북미 종전선언을 실시하려는 움직임을 매우 경계해왔다. 중국은 전쟁상태 종결과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 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남북미중 4개국 종전선언이나 이를 위한 회담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제츠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콩쉬안유(孔鉉佑, 공현우) 외교부 부장조리(차관)이 7월 하순 북한을 방문, 리용호 외무상과 회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 측과 논의한 사항에 대해 북한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관련 중국의 물밑 활동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