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 故 노회찬 의원 미화, 도가 지나치다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국가를 지키다 순국한 군인에 대해서는 박하고, 금품 수수 혐의를 받다가 주검으로 발견된 정치인에 왜 이리 후한 것인가

2018-07-26     편집부

노회찬 의원이 드루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메모를 남기고 투신한 주검으로 발견된 뒤, 고인에 대한 미화가 도가 지나칠 정도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언론들이 앞다투어 노회찬 의원에 대한 찬양에 가까운 보도를 하고 있고 이 점에선 공영방송 KBS도 예외가 아니다.

KBS뉴스9는 노회찬 의원이 주검으로 발견된 날인 7월 23일, 관련 뉴스를 무려 7개 아이템으로 방송했다.

스포츠 뉴스를 제외한 KBS뉴스9의 아이템이 모두 20여개 인 것을 감안하면 예외적으로 많은 것이다. 국회의원의 죽음, 그것도 범죄 혐의를 받은 사람에 대한 보도로는 아주 이례적이다.

이날 보도 내용도 투신 사망 소식에 이어

진보의 기둥 상실...비보에 정의당 충격.침묵
노회찬 빈소 각계 조문 행렬...27일 국회 영결식
“진보 정치 큰 별 졌다 ” 여야 비통...靑, 대통령 일정 취소 ‘애도’
노회찬, 노동계 출신 ‘촌철살인’ 진보정치 간판

등과 같은 제목의 뉴스를 내보냈다.   

그 다음날인 24일 역시

수행비서에 “수고 많았다” ...노회찬 의원의 마지막 행적
심상정 “영원한 동지 잃었다”...여야 시민들 조문행렬
등 2개 아이템을 보도했고, 25일에도 
“힘이 못 돼 미안했습니다”...故 노회찬 의원 추모 행렬
 노회찬 의원 얽어맨 정치자금법...”제도 개선 필요“ 등을 방송했다.

제목만 보면 마치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다가 순국한 사람이기라도 한 것처럼, 뉴스의 양도 많고, 보도내용도 찬양일색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고인이라도 해도 지나친 부분이 있고, 심지어 “노회찬의원의 ‘자살’이, 정치자금법의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논조의 보도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가 헬기 사고로 5명이 숨진 해병대 군인들의 장례식에 대해선, 1개 아이템만을 보도하고 끝냈다. 그것도 뉴스 후미에 말이다.

故 노회찬 의원에 대한 뉴스와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하고 옹색하다.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국가를 지키다 순국한 군인에 대해서는 왜 이리 박하고, 금품 수수 혐의를 받다가 주검으로 발견된 정치인에 대해서는 또 왜 이리 후한 것인가.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대체 공영방송 KBS는 또 왜 이러는가, 우려하는 국민들이 너무 많아졌다. 

KBS 본관 건물 앞에 문재인 대통령 사진과 함께 김정은의 사진을 나란히 걸어놓은 것이나, 북한 정권 수립에 큰 기여를 한 김원봉을, 대하드라마 주인공으로 만든다는 소식 등이 지금 KBS의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들은 이제 KBS에 대해 우려를 넘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8년 7월 26일 KBS공영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