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포항 해도동 주민 보상금 논쟁]...‘모든 동민 균등분배’가 해결책
‘모든 동민 균등분배’가 해결책
(주)하이릭 보상금 일부 주민에만 배분한 것 화근
수익금 장부 등 투명 공개 후 주민 갈등 봉합 필요
관련 지자체, 지역 정치인, 포스코 등 해결 나서야
경북 포항 해도동 동민들의 포항제철 환경피해 해소를 목적으로 설립된 업체가 오히려 지역 동민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야기 시키면서 이 문제가 법정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포항제철(이하 포스코)의 해도동 환경피해 관련 보상금 문제는 올해로 10여 년째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중심에 있는 포스코는 물론 해당 지자체, 지역 정치인들까지도 어떤 연유인지는 몰라도 현재까지 방관하고 있는 상태여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집회 등으로 지역사회가 시끄러워지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민-민 갈등’ 해결에 나선 모 기업인까지도 (주)하이릭 편에 선 일부 주민들로부터 명예를 훼손당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원인은 포스코와 지역 동민 간 환경피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9년 7월 2일 맺은 ‘상생협력협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회사 측 김상율씨 등이 (주)하이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데서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
즉 이 당시 해도동 동민들에 대한 공해피해 해소 목적으로 설립된 (주)하이락이 투명경영이 아닌 이른바 ‘깜깜이 운영’을 해 온데서 화근이 된 것이다.
이와 함께 피해 보상을 위해 설립된 (주)하이릭의 주주명부에 회사 측이 피해지역 동민들의 이름 올리지 않은데다 수익금 역시 김상율씨 입맛에 맞는 사람들에게만 나눠 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보상을 받지 못한 피해 동민들은 현재 (주)하이릭의 회계장부를 공개하고, 얼마의 수익금으로 누구에게 얼마를 주었는지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정으로 비화됐고 재판을 통해 법원은 피해 동민들의 요구 중 일부를 받아들여 ㈜하이릭과 ‘형산강지킴회’(대책협의회가 상생협약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해산되고 만들어진 단체)측에 법원이 지정한 관련 문서들을 제출하라 결정했다.
하지만 법원의 이 같은 결정 및 권유에도 불구하고 형산강지킴이회 측 등은 단체의 입출금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관련 문서들을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도동 피해 동민들은 “(주)하이릭이 보상금을 주민들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든 동민에게 공정하게 배분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을 이를 공개하지 않아 결국 동민들 간의 갈등만 발생시켰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공개하고 이 갈등을 끝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해 온 남인수 회장(전 해도동개발자문위원장, 반대편 주민들로부터 명예훼손 등의 피해를 당한 기업인)은 “임의대로 구성된 현 집행부는 해체하고 명실공히 모든 동민들이 인정하는 새로운 집행부로 구성돼야 한다”며 “보상금 혜택은 전체 주민들에게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하기 때문에 보상금에 문제가 없으면 투명하게 밝히면 끝날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생협력협약서에는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주민 화합의 장을 만드는데 ‘갑’측이 최선을 다한다거나 ‘갑’은 진정으로 포스코와 상호 원윈 하면서 상생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결국 이를 지키지 않아 주민 간 갈등만 빚고 있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앞선 나에게까지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불쾌 해 했다.
남 회장의 경우는 ‘상생협력협약서’에 법인 감사와 협약서 증명을 위한 입회인으로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이어서 열람 및 장부공개를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에도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
그 이유는 협약 이후 ‘갑’측(김상율)이 (주)하이릭을 설립하면서 주민들에게 주주에 대한 설명은 물론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임의대로 주주명부를 작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피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피해주민들이 주주명부에 주주로 오르지 못했다.
해도동 피해 동민들은 “처음 공해집회에 참여한 1,518명 동민들이 개인 당 2만원씩 회비를 냈고 집회시위 등을 통해 급기야 상생협약까지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무시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비난했다.
특히 나이 많은 노인들은 “해도동 주민들의 피해를 위해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그 혜택이나 보상도 피해자는 물론 모든 동민들에게 골고루 가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공해가 눈이 달려 있지 않고서야 주주로 등재 돼 보상금을 받는 사람만 골라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노인들은 또 “도대체 포항에는 법도 없느냐”면서 “지역이 이 꼴이 됐는데도 선거철 표만 구걸하고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려하지 않는 정치인들은 뭐하는 사람들이냐”고 비난했다.
이 문제와 관련 남 회장은 “당시 주민 모두를 주주로 등재할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대표로 5명만을 등재한 것인데 마치 이들만 주주인 것처럼 판단한 법원 판결도 말이 안 된다”며 “근본 문제는 주주보다는 포스코가 주민에게 피해보상을 위해 세워 준 회사인 만큼 보상금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모든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생협력협약서’에 ‘을’측 대표로 되어 있는 최종락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하이릭의 수익금은 환경과 관련해 주민들 보상에 쓰이도록 공증을 받았으며 김상율씨의 개인 착복이나 횡령 시 (주)하이릭 설립 때 쓰인 자본금과 특허를 되돌려 받는다는 공증도 받아놓았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또 “남인수 회장의 소개로 김상율씨를 만났고 보상차원의 (주)하이락을 만들 때 자본금과 특허를 넘겼다”며 “남인수 회장도 처음에는 회사주주로 들어가 있었는데 어떤 영문인지 모르지만 그 후 주주에서 빠져있었다”고 덧붙였다.
최씨 역시도 주주 여부를 떠나 (주)하이릭의 수익금은 환경피해와 관련해 주민들 보상에 쓰이도록 한 만큼 지금이라도 모든 동민들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정황들에 비춰 볼 때 이 문제는 (주)하이락 측이 투명하게 장부를 공개해 그동안 수익금(보상금)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또 누구에게 얼마나 배분됐는지 밝히면 간단하게 마무리 될 사안이다.
아니면 애초부터 상생협약을 통해 주민피해 해소에 나선 포스코 측이 상생협약 정신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하면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분쟁을 해결해야 할 포스코 측은 “이 문제는 내부문제인데 (우리가)관여하게 되면 누구 편을 들어줘야하겠는가”라며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만 말해 관망의 자세만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하이릭 측 김상율씨(상생협약서에 ‘갑’으로 명기돼 있음)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피해자임이 입증되면 보상금을 줄 생각이고 문서들은 다 법원에 제출했다. 그리고 원하는 문서 공개는 회칙이 있어 맘대로 보여줄 수 없다”라고 말하며 “현재 회원은 2,700명 정도”라고 밝혔다.
김씨의 말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다. 해도동 피해 동민들은 “보상금을 배분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2,700명이라는 회원은 가짜가 포함돼 있어 정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며 “정확한 피해자는 처음 공해집회에 참여한 1,518명 주민들, 즉 2만원의 회비를 내고 집회시위 등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다”고 주장했다.
해도동 피해 동민들은 그러나 “2,700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처음 공해집회에 참여한 1,518명은 물론이고 모든 동민들에게 보상금이 정확히 배분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피해 동민들은 또 “기자와 통화 했다는 김상율씨는 실제 대표에는 다른 사람을 앉히고 본인은 뒤에서 실질적인 대표 역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 때문에 법망을 피하고자 의도적으로 교묘하게 만들어 놓은 의혹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세밀한 내용을 듣기 위해 본지 기자가 여러 번의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김상율씨는 더 이상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실제 뒤에서 대표 역할을 한다고 소문난 김상율씨는 현재 (주)하이락의 대표가 아니고 최근에 이사로 등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곳에서는 “모 정치인이 피해주민들의 반대편 측에 서 있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누구누구를 돈으로 매수했다” “법까지 돈에 휘둘리고 있다”는 등의 온갖 소문과 의혹들이 횡행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
이 문제는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스코 공해와 관련 포항시 남구 해도동 동민들이 ‘형산강공해대책협의회’를 조직해 대책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 때 협의회는 포스코를 상대로 포스코의 제철과정에서 발생한 쇳가루 분진 등의 오염물질이 해도동에 날려와 입는 공해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자 협의회 주민들은 이후 4년간 포스코 정문과 형산강 등에서 집회 시위를 벌였다.
집회 및 시위가 장기간 지속되자 급기야 포스코 측은 지난 2009년 7월 남인수 개발위원장 입회하에 협력업체인 회사 대표 최종락씨를 통해 당시 ‘형산강공해대책협의회’ 위원장이던 김상율씨와 상생협약을 맺도록 했다.
이 협약서의 핵심은 최종락씨의 회사가 보유한 비산먼지 방지 화학제품인 ‘표면경화제’의 특허권을 주민들을 주주로 설립하는 (주)하이릭에 넘기고 자본금 2억5,000만원도 출연해 포스코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내용이다.
이런 협약에 따라 이 업체에서 생기는 수익금 역시 주민들에게 돌려주기로 협의했다. 이때 새로 설립된 (주)하이릭의 수익금 은 월 4,000만~5,000만원 정도로 추산됐다.
이러한 조건들이 명시 된 협약으로 해도동 동민들은 ‘형산강공해대책협의회’를 해체하고 집회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이어 협의회 명칭도 ‘형산강지킴이’로 변경했다. 그리고 (주)하이릭의 수익금이 발생해 보상금을 배분해줄 것으로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동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동민들은 집회를 주도한 김상율씨가 (주)하이릭 설립과정에서 지인 5명이 주주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써 하이릭을 실제로 지배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 2009년 9월부터 운영된 (주)하이릭으로부터 나오는 월 수익금 4,000만~5,000만원 가량을 자신들의 편에 선 동민들에게만 배부하고 나머지 동민들에게는 배부하지 않았다는 것. 또 배분을 바르게 하라고 권유한 사람들의 경우는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따진다는 이유로 제명했다는 것.
이에 보상금 배분을 받지 못한 해도동 피해 동민들은 참다못해 결국 새로이 ‘해도동지킴이회’를 결성하고 “(주)하이릭의 회사 장부를 공개하고 공해 피해를 입은 해도동 동민 전체를 위해 회사 수익금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형산강지킴이 사무실 인근에서 시위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에 맞서 (주)하이릭 편에선 형산강지킴이측도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해도동 피해 동민들 편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던 남인수 회장의 자택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계속되는 법정공방
공해 피해 보상금 배분 문제로 빚어지는 갈등이 계속되자 당초 포스코와 주민들 간의 대화를 주선했던 남인수 회장이 책임감과 함께 부정한 방법을 개선 할 목적으로 전면에 나섰다.
남 회장은 협약서 내용대로 (주)하이릭의 수익금을 전체 주민들에게 공정히 배분할 것을 회사 측에 수차 촉구했다. 그러자 난데없이 남 회장에게 (주)하이릭 편에선 형산강지킴이측의 반격이 날아 온 것.
형산강지킴이 회원들 수 십 명이 남 회장의 자택 앞에서 남 회장은 물론 그가 운영하는 기업까지 성토하는 현수막 등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2015년 2월에 시작된 이들의 시위는 같은 해 6월까지 무려 5개월이나 지속됐고 그 횟수도 50여 차례나 계속됐다. 남 회장은 형산강지킴이 회원들도 같은 주민으로써 본인들의 의지 보다는 누구의 조력에 의해 시위를 한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참았다. 그러나 견디지 못할 정로로 계속되자 결국 법원에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와 함께 형산강지킴이 회장 등 신원이 확인 된 시위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동시에 그동안 보상금을 분배 받지 못한 해도동지킴이회 피해 동민들과 함께 (주)하이릭을 상대로 회사 장부와 서류 등의 관리, 열람, 등사를 하게 해 달라는 소송도 법원에 냈다.
이에 따라 남 회장의 명예훼손 부분은 신원이 확인된 17명은 혐의가 인정돼 벌금 등 약식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참다못한 남 회장은 다시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들의 해당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렸다.
남 회장은 이와 관련 “보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불쌍한 노인들을 위하고 보상금 투명공개를 통해 모든 주민이 공정하게 보상금을 받도록 하겠다는 나를 마치 파렴치범으로 몰아 참을 수 없었다”며 “심지어 관련 없는 우리 회사까지 이상한 기업으로 명예를 실추시켜 결국 법적 보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 회장은 또 “주민들끼리 소송을 하는 것은 보기 좋은 것이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주)하이릭 등이 하는 행위로 보아서는 법이 아니면 해결되지 않을 정도로 막무가내인데다 하이릭 편에 선 동민들을 회사 측이 뒤에서 조정하는 것 같아 더 큰 문제를 막기 위해서도 계속 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보상금을 받지 못한 피해 주민들은 이와 함께 형산강지킴이 등을 상대로 (주)하이릭으로부터 받은 수익금 규모, 회원 분배기준, 구체적 분배 내역 공개 등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해결책은 없는가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하이릭 측이 포스코로부터 받은 수익금 규모, 회원 분배기준을 밝히고 모든 주민들에게 보상금의 수익금을 골고루 분배해주면 쉽게 끝날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가 10여 년 째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갈등도 깊어졌고, 보상금을 받은 일부동민(약 400여명 추정)과 보상금을 받지 못한 피해 동민들이 맞서고 있어 중재가 없이는 해결이 힘들 전망이다.
결국 모든 충돌은 법적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는데, 피해보상은 전국 각지의 유사사례서 볼 때 법적 판단만으로도 어려워 보인다. 모든 주민이 납득할만한 결과가 없으면 제2, 제3의 협의회가 만들어져 계속 피해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 이곳은 온갖 소문들이 사실처럼 들리고 있어 이럴 방치하다가는 자칫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 높다.
따라서 이 문제는 주민들 간에 알아서 해결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자체, 해당 지자체 의원 또는 국회의원들이 나서 해결책을 찾아 주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다.
지역 주민들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정치인들이 이 사건 관 관련 오히려 의혹에 휘말려 있는 꼴”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주민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보상금인 만큼 모든 주민이 공정하게 배분받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법조계 관계자들도 “상생협약의 기존 정신을 살린다면 무엇보다 피해보상이 전체주민에 균등하게 배분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며 “일부 보상은 계속해서 법적 분쟁을 낳을 것이고 결국 모든 주민이 피해자로 남는 결과에 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