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 ‘문재인 대통령, 미국 입장 대변하는지 불분명’

‘정상회담에 합의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렛대를 잃었다’ 비판

2018-05-29     김상욱 대기자

국내외 언론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노선과 다를 경우 심하게 비판을 할 수도 있고, 같은 노선일 경우 극찬을 쏟아놓기도 한다. 미국의 유력 보수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목표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면서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WSJ은 28일(현지시각) “문은 싱가포르를 넘어서다(Moon Over Singapore)"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과 평양 사이의 중재자라고 주장하지만, 그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대신에 문 대통령은 비핵화를 향한 단순한 조치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게 혜택을 주라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국가의 주권에 대한 고려가 없는 비판이다.

이어 신문은 “문 대통령이 핵과 관련,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에 동의해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을 받아들였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합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협상의 세부사항에 달려있다고 답하면서 질문을 피했다고 지적하고,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함정에 빠지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WSJ는 또 “문 대통령은 원조를 통해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길들일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에 김정은 위원장의 핵탄두미사일은 실존적 위협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효과를 나타내기 전에 문 대통령의 간청에 따라 정상회담에 합의함으로써 지렛대를 약화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첨에 어떻게 넘어갈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는 노벨평화상을 띄웠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쇼 케이스를 원하고 있다. 정상회담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이다. 이 과정과 결과는 미국의 안보이외의 우선순위를 가진 한국 대통령에게 하도급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말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깜빡 잊고 결과적으로 북한의 의도대로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