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사비, 경제적 어려움 반영 20년 만에 감소

러시아 위협에 직면한 중유럽국가, 군비 12% 증가

2018-05-07     김상욱 대기자

군축 연구 등을 하는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일 2017년도 러시아의 국방비는 3.9조 루블(약 54조 5천 490억 원)으로 2016년 대비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연간 국방비가 축소된 것은 지난 1998년 이루 20년 만에 처음이다. 2025년까지 군비 현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러시아는 국방비를 늘려왔으나, 지난해에는 극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SIPRI 보고서에 따르면, 군비 갱신은 여전히 우선적인 국책으로 되어 있지만, 경제사정이 국방비 지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의 주요 외화벌이인 국제 유가의 침체와 우크라이나 위기 등이 서로 얽혀 있어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등으로 러시아 국내 경제가 곤경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러시아 국방비는 인플레이션과 환율변동률을 고려할 경우, 약 20%나 줄어들어, 국내총생산(GDP)의 4.3%로 2016년 5.5%, 2015년 4.9%를 밑돌았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비 장비에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월 대통령에 재선되기 전에 새로운 소형 무인기(Drone, 드론)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방어망을 무력화한 사거리 제한 없는 핵무기 개발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SIPRI는 푸틴 대통령의 그러한 언급에도 불구하고, 다른 많은 군비 개발 사업도 뒤로 밀리거나 취소됐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중유럽 국가들은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군비는 12%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SIPRI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를 제치고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가 군비지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부동의 미국이고, 2위는 중국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