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인도 모디 총리에 적극적 ‘러브콜’

중국-인도 인구는 전 세계의 40%, 양국이 미국을 견제하게 된다면 ?

2018-04-25     김상욱 대기자

시진핑 국가주석 겸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인도 총리를 극진하게 모시기에 나섰다.

27일 나렌드라 인도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는데,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이번에 베이징이 아닌 후베이성 우한(湖北省武漢, 호남성 무한)에서 회담하기로 해 매우 이례적인 형식을 취했다. 중국 측에서는 모디 총리도 참석할 예정인 오는 6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까지 기다릴 수 없는 사정이 깔려 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보호주의(Buy America Hire America)를 외치고 있는 트럼프의 미국 견제에 과거처럼 인도가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과 더불어 호주, 뉴질랜드 인도로 연결하는 이른바 ‘인도-태평양 라인(Indo-Pacific line)’을 구축하기로 하고, 적극적으로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인도 언론들은 “중국몽(중국의 꿈)은 인도에게는 ’악몽‘”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반(反)중국을 외쳐왔다. 이에 중국의 사정은 상당히 다급해졌다. 인도와 함께 중국은 미국의 대항축이 절실한 형편이다.

루캉(陸慷, 륙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인도 정상회담에 대해 “100년 간 없을 듯한 세계정세의 변화가 있기 전에,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문제를 집중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도-중국 정상회담은 중국-인도-부탄에 걸친 국경 부근에서 중국-인도 군이 첨예한 대치를 하는 등 불편한 양국 관계를 복원하고, 대내외에 과시해 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인도-중국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인도-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양국이 조율해서”라고만 설명하지만, “베이징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라 시진핑 주석도 베이징 밖으로 나가는 형식을 취해 중국 방문이 보다 쉽게 하려는 것”이라는 외교 소식통의 풀이이다.

다만, 당초 시진핑 주석과 모디 총리의 정상회담은 오는 6월 산둥성(山東省, 산동성)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 때 가질 예정이었으나 앞당긴 것이다.

이 같이 인도와의 관계 복원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무역 문제로 첨예하게 맞서 있는 트럼프 정권을 견제하지 않으면 안 될 사정이라는 게 외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인류의 40%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가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 세계에 보다 적극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외교의 요체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23일 베이징을 방문한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인도 두 정상이) 공통인식을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동시에 다자무역체제를 옹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등 중국의 인도에 대한 러브콜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