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전쟁 시대의 ‘항미원조(抗米援朝)’ 부활 ?

미국과의 무역마찰도 항미원조의 한 요인

2018-04-12     김상욱 대기자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이 참전을 한 과거 한국전쟁(1950~53년)과 관련한 소식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한국전쟁 당시의 구호였던 “항미원조(抗米援朝,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지원함)”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위원장의 전격 베이징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중국과 북한 사이의 냉랭했던 관계가 다시 복원되면서 ‘중국의 북한 감싸기’ 행태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이다. 이 같이 북중 관계 개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이라할 정도의 미중 상호 긴장감이 팽팽한 분위기 역시 북-중 관계에 훈풍이 부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6일자 지면 1면에 머리기사로 선양에 있는 항미원조 열사릉원을 찾은 유가족들의 사진을 게재했다. 평소 중국에서는 청명절에 묘소를 참배하는 풍습이 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도 지난 7일 평양의 (중국의) 지원군 열사능원에 북중 관계자가 헌화하는 사진과 양국관계 강화를 위해 보수공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또 신문은 전 지원군 병사가 선양에서 해방군 병사들에게 ‘항미원조’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사진과 함께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에서는 약 290만 명의 당시 지원군 병사가 한국전쟁에 참여했으며, 약 15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이 중국 관영 매체들이 청명절과 관련한 보도, 즉 ‘항미원조’라는 용어와 함께 당시 지원군 뉴스가 연일 보도되는 일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북중 관계가 악화된 이후 이 같은 보도는 없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8일 “항미원조를 치른 의지로 대미 무역 전쟁에 임하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고, “전국 인민들이 뭉쳐 강대국의 도전에 심한 타격을 가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