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국방부와 엇박자

매티스 국방, ‘터키군 때문에 IS 격퇴 지연되고 있다’ 경고

2018-03-30     김상욱 대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오하이오 주 리치필드에서 인프라(사회기반시설) 관련 연설에서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조속히 미군을 철수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언급 몇 시간 전에 당분간 시리아에 머물 필요성을 강조해 대통령과 엇박자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미국은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 세력인 이른바 ‘이슬람국가(IS=Islamic State)'를 격퇴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아주 조만간 시리아에서 빠져나올 것이다. 이젠 다른 이들이 (시리아를) 돌보게 놔두자”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주장하던 칼리프(이슬람 제국) 100%를 확보했다”면서 “그러나 정말 조만간 거기서 빠져 나올 것이다. 우리가 속하는 곳이자 우리가 있고 싶은 곳인 이 나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IS 소탕 작전에 정통한 미국 국방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군의 현재 평가에서 시리아 내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어서 지금은 철수할 시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고 시엔엔(CNN)방송이 30일 전했다.

데이너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시리아 내) 폭력적 급진주의자들을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격퇴하기 위해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해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히 딴소리를 냈다.

이 당국자는 미군 철수를 방해하는 하나의 예로써 IS에 가담한 외국인 전투원에 대한 처리 문제를 꼽았다.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 민주군(SDF)"은 현재 약 400명의 외국인 전투요원을 구속하고 있다.

그는 또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의 장래나 러시아군의 주둔 지속을 둘러싼 미국의 방침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 국방장관은 "터키가 시리아 북부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를 격퇴하겠다며 벌이고 있는 군사 작전 때문에 IS 퇴치 활동이 지체되고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는 미군 주도 연합군의 지원 아래 지상에서 IS와 전투를 벌여 왔으며, 쿠르드족을 테러집단으로 보는 터키는 이들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올 1월부터 이들을 쫓아내기 위한 군사 행동을 진행 중이다.

한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내 미군을 철군할 경우, 역내 미국 동맹들의 우려를 키울 것이며,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이란, 터키 등 미국의 견제를 받던 세력들의 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