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장기집권 길 열었으나 앞 길 첩첩산중

대국 러시아 부활 가능할까? 최대 난제 경제문제 풀이 쉽지 않아

2018-03-19     김상욱 대기자

2000년부터 러시아를 장악해온 지도자가 오는 2024년까지 임기를 확보했다. 흔들림 없는 1강 체제를 구축, “현대의 짜르(황제)”라고도 불려온 크렘린의 주인공이 “대국 러시아 부활”을 기치로 대통령으로서 임기 6년을 더 하게 됐다.

이로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의 길을 텄고, 푸틴도 이 같은 장기집권의 길에 들어서게 돼, 러시아와 중국의 최고지도자의 장기 독재체제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오랫동안 서방국가들과 정치적 대립을 하며 “러시아의 국익을 지켜내겠다”며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온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처음이자 마지막 임기라며 장기집권의 길”을 옹호하며, 반대파들의 비난을 넘어서 왔다.

미국 대선 개입, 영국에서의 전 러시아 이중간첩에 대한 신경제 습격 사건 등에서 “주모자”라는 아주 나쁜 이미지가 서구 사회에 번지고 있다. 직접 푸틴 대통령을 만나 본 사람들은 “그는 거짓 약속을 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협박은 하지 않는 사람, 인정이 두텁다”라는 등의 긍정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푸틴 대통령은 옛 소련 비밀경찰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근무했고, 1985년부터 약 5년 동안 동독에서 활동을 했다. 소년시절부터 유도를 해온 검은 띠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 푸틴은 서양 국가들과의 적대관계를 강조하고, 대국 러시아의 부활을 외치며 76%라는 높은 득표율로 6년간의 집권의 길을 연장했다. 그러나 푸틴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경제 침체, 심각한 빈부격차, 서민들의 불만이 뿌리 깊다. 24년간이라는 장기집권은 경직된 통치로 이어지면서 전도가 녹록치 않다.

특히 영국에서의 신경 작용제에 의한 이중간첩 독살 기도 사건으로 영국이 23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자, 이에 맞서 역시 영국인 외교관 23명을 러시아에서 추방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은 물론 서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은 갈수록 꼬이면서 앞날이 매우 불투명하다.

러시아의 최대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국내 총생산(GDP)은 미국의 약 7%, 중국의 약 11% 수준으로 압도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다. 부의 대부분은 정권 주변의 소수 유력자들이 독점하고 있으며, 가스와 석유 산업에만 의존하는 산업 구조도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 공약으로 이루어진 지난 1일의 연차보고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노동생산성을 매년 5%씩 향상시키고, 10년 뒤에는 선진국을 따라 잡겠다고 선언했지만, 이 같은 선언은 그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 선언이 이뤄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