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프-독, '스파이 독살 시도 러시아 비난 이례적 공동성명'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와 딸에 대한 신경작용제로 독살 기도

2018-03-16     김상욱 대기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4개국은 영국에서 발생한 독살 시도 사건과 관련하여, 러시아를 규탄하는 이례적인 4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서 4개국은 이번 사건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신경작용제를 공격적으로 사용한 첫 사례”라며, “영국의 주권을 공격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한 나라가 이러한 신경작용제를 사용하는 것은 화학무기협정(OPCW)의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이어 “러시아가 이번 공격과 관련한 모든 의문과 신경작용제 사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4일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전직 스파이와 그의 딸에 대한 독살 시도에 러시아제 군사용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사용됐다면서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이어 러시아가 혐의를 부인하자, 14일 대응조치로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하고, 독살 시도가 발생한 장소를 방문해 “이런 뻔뻔하고 비열한 행태에 대해 러시아를 비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각) 거듭 혐의를 부인하며 곧 러시아내 영욱 외교관 추방 등 보복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영국, 러시아 외교관 23명 추방 조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4일 자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스파이와 딸에 대한 독살 기도 사건과 관련,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추방 대상은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미신고 정보담당자들도 1주일 안에 영국을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어 “영국인이나 거주자들의 생명과 자산을 위협하는데 사용된 증거가 있는 러시아 정부의 자산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지난 12일 이번 독살 기도에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러시아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독살 기도에 상용된 이유를 13일까지 설명할 것을 요구했으나 러시아에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근거 없는 정치적인 캠페인에 불과하다”며 혐의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 사건의 개요

전직 러시아 군사정보국(GRU)의 이중 스파이 출신인 세르게이 스크리팔 전 대좌(66)와 그의 딸은 지난 4일 영국 남부 솔즈베리에 있는 쇼핑 상가에서 독성 물질에 중독돼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스크리팔 부녀는 위독한 상태이며,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의료인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