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측 특사단 방북은 김정은 장군 승리’

김정은 고민, ‘핵 강국 선전과 180도 다른 비핵화 의지’ 어떻게 할지 주목

2018-03-16     김상욱 대기자

남북한, 북미(미북)간 정상회담 결정이 1주일이 지난 아직까지도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이 없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결정사실을 주민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간부들과 일부 주민을 대상으로 “남북 대화는 김정은 장군의 승리”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대북 전문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북한은 공식적인 발표에 앞서 “핵 포기가 의제로 될 수밖에 없는 한국과 미국과의 이른바 통 큰 담판을 앞두고 정상회담 결정이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고, 내부에서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방송은 최근 북한 당국이 함경북도 주민과 간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에서 이 같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강연에서 “한국 정부 특사단과 한 회담은 경제봉쇄로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한 적들의 비열한 책동을 무찌르기 위한 김정은 장군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 매체인 ‘아시아 프레스“가 RFA에 전했다는 것이다.

이번 함북 강연은 지난 9일에 실시된 것으로 “뛰어난 외교적 식견을 지닌 위대한 장군”이라는 제목으로 초급 간부 이상을 대상으로 약 40분간 진행됐고, 별도로 주민을 위한 학습도 진행됐다는 보도이다.

또 10일에 있었던 생활총화시간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뚫고 있는 북한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내용의 학습회의도 열렸고, 지난 12일에도 함경북도의 다른 도시에서도 같은 내용의 학습회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남북, 북미 대화를 위한 내부 결속과 분위기 조성을 시작해 북한 전역으로 확산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오는 4월말쯤의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미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북한 내부 학습회의에서는 김정은 장군의 승리, 업적만을 내세우며 이 같은 중대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아직도 북한 주민들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소식은 물론 비핵화 의제를 언급한 내용도 전혀 모르고 있다. 북한은 이 같은 사실들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으며, “조선은 핵 강국”이라고 줄곧 선전해왔기 때문에 “핵을 포기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지금까지 줄곧 선전 선동해온 핵 강국 선전과 이번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내놓은 비핵화는 180도 다른 국면이어서 김정은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인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