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성폭행' 이현주 감독, 피해 감독 "한 대 패고 끝내면 안 되겠냐" 취하 종용 받아

이현주 감독에 성폭행 당한 피해 감독

2018-02-07     이하나 기자

[뉴스타운=이하나 기자] 동성 동료 영화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이현주 감독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피해자 측에서도 입장을 드러냈다.

이현주 감독은 6일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얘기했고, 이 일을 무마하거나 축소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며 "피해자가 원하는 건 사과라고 듣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렇다고 범행을 인정하는 사과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현주 감독의 입장문에 대해 피해자의 남자친구 B씨는 "말이 안 되는 내용이 너무 많다"며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신빙성 없는 내용이고 전형적인 물타기다. 반성의 여지나 이런 부분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었는데 씁쓸하다"고 밝혔다.

이현주 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동료 영화감독 A씨는 지난 1일 SNS를 통해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A씨는 재판 기간 동안 이현주 감독이 영화 홍보, 각종 대외 행사에 참석한 것에 씁쓸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A씨는 성폭행을 당한 뒤 이현주 감독과 자신이 소속돼 있던 한국영화아카데미 측 한 교수에게 이를 털어놨으나 자신에게 "여자들끼리 이런 일 일어난 게 대수냐" "가해자를 불러줄 테니 한 대 패고 끝내면 안 되겠냐" "술 마시고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 "너랑은 말이 안 통하니 남자친구를 데려오라"며 고소를 취하할 것을 종용했다고 밝혀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일을 중재해야 할 교수가 가해자 쪽에 증인으로 나온 걸 보면서 많이 상처 받았다. 최근까지 가해자를 학교에서 계속 마주쳐야 했고 그래서 이 일을 공개적으로 알릴 수 없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사건이 보도되자 여성영화인모임은 이현주 감독의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을 철회, 한국영화감독조합 측은 이현주 감독 제명을 의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