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개봉 첫날 1위..성탄절-연말 특수 흥행 청신호

200만 돌파한 '강철비'와 연말 韓 영화, 극장가 쌍끌이 기대돼

2017-12-21     정선기 기자

연말연시, 단골 장르인 판타지와 로맨스, 뮤지컬 등 다양한 성찬이 차려진 극장가가 수능 시험 연기라는 의외성과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개봉 시기를 잡은 판타지 블록버스터 <신과 함께: 죄와 벌>가 20일, 개봉 첫날 4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신과 함께>는 개봉일인 20일, 전국 스크린에서 40만 6,188명의 관객을 동원해 지난 일주일간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던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강철비>(14만 287명)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톱스타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이정재와 김향기, 김동욱, 예수정 등 주조연의 조화가 인상적인 영화 <신과 함께>는 저승에 간 망자 김자홍(차태현 분)이 사후 49일 동안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하정우·주지훈·김향기)의 안내로 염라대왕(이정재 분)이 관장하는 천륜지옥 등 7개 지옥에서 심판을 받는 과정을 법정 드라마 형식으로 그려낸다.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사건, 가학적인 폭력으로 인한 관심사병의 총기 사고 등 일간지 사회면을 가득 채울만한 극적인 사건 사고들을 에피소드로 활용해 액션, 스릴러, 추적극 등 요소를 더했다.

실험적으로 생각됐던 저승 세계를 소재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의미 있는 시작처럼 다가오고 원작 웹툰에서 전하는 용서와 신의라는 주제 의식을 판타지 드라마라는 범주에서 풀어낸다.

특히, 이날 일일 박스오피스는 개봉 전야에 매출 점유율은 63.3%에 달하고 실시간 예매율 점유에서도 58%에 육박해 예매 관객수가 23만 명을 넘어 <변호인><국제시장> 등 천만 영화의 흥행 추이를 갈아치우며 신기록 수립이 예고됐다.

앞서 일주일 전, 13일 개봉한 영화 <강철비>의 개봉 첫날 스코어가 23만 4,476명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강추위와 폭설,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이 연기된 후 시험이 끝난 수험생 관객들까지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후 1시 현재 기준, 영화 <신과 함께>는 실시간 예매율 점유에서 55%, 예매 관객수가 34만 1,166명으로 전날보다 50%가량 증가했고, 22일 금요일 저녁부터 다음 주 월요일 성탄절까지 극장가에 유례없는 크리스마스 성수기가 형성될 조짐이어서 영화 <강철비>가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15일~17일)에서 137만 8,333명을 동원하면서 200만 명을 가뿐히 넘겼던 것처럼 크리스마스 연휴를 지나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이 개봉하는 27일까지 400만 달성은 충분해 보인다. 

영화 <강철비> 역시도 무거운 소재로 흐를 수 있는 정통 첩보 액션 장르를 정우성-곽도원, 두 철우의 삐딱한 유머와 케미로 비틀며 관객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 북한 병사의 잇따른 귀순 등 이슈와 맞물려, 대북 외교와 한반도 핵위기를 경쾌하고 명쾌하게 그려낸 <강철비>는 <신과 함께>와 더불어 연말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충족시키며 동반 400만 명이라는 진기록도 수립될 전망이다.

한편, 전날 <신과 함께>와 같은 시기에 개봉한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은 4만 986명을 불러들여 3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미국 쇼비즈니스 창시자인 P. T. 바넘의 실화를 소재로 104분간 쉼 없이 최근 사회 트렌드가 된 '욜로(Yolo)라이프' 에 대한 예찬을 펼치면서 <레 미제라블>의 감동을 잇는 '올해 최고의 영화'라 할 만하다.

특히, '남의 시선을 두려워 말고 나만의 속도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상상의 나래를 펴자'라는 메시지는 새해 계획을 세우는 영화팬들에게 감동과 오랜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개봉일에 맞춰 리뷰 엠바고를 건 것이 상대적으로 국내 작품들보다 핸디캡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 역시 관객들이 선호하는 뮤지컬을 채택하고 있어 연말연시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 여부가 주목된다.

이에 반해 해외나 국내 평단으로부터 완성도를 높게 평가받은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신작 두 편에 밀려 4위로 하락했고,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로로 극장판 공룡섬 대모험>과 <메리와 마녀의 꽃>이 나란히 5∼6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