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사경) 황기인(그림,사진) Couple Exhibition

2017-12-16     김지인 기자

함께 한 50년을 기념하는 ‘이경자(사경) 황기인(그림,사진) Couple Exhibition’ 부부 전시가 12월 13일~12월 18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미술세계 제1전시장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이경자 작가와 황기인 작가의 선후배 동료들과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경자 작가 인사말
끝없는 수행에서 얻는 일심

불법이 좋아서 부처님 절에 와 법문을 듣고 불교는 “선오후수(先悟後修, 먼저 깨닫고 난 다음에도 불교이론을 알고 수행을 계속한다)”라는 법문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난해한 한문 경전을 사경하면서 불법의 깊은 뜻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한자 사경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사경을 지도해주신 김경호 선생님을 연희동에서 뵙게 되고부터 청정한 불경을 사경하면서 사경의 심오한 경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서체와 변상도의 아름다움과 심오한 부처님의 마음을 느끼게 되었고 작품을 하면서 신심은 더욱 돈독하여지고 마음은 청정해졌습니다.

사경은 경전의 뜻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함이며, 사경 수행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자기의 신앙적인 힘을 키워 나가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지혜와 자비의 길을 불경에서 읽고 무아의 심경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사경에 임할 때 부처님 마음과 자기의 마음이 하나로 통하게 되어 부처님께서 옆에 와서 계신 듯한 경건함과 환희를 체험합니다.

미흡한 저의 작품 전시회를 격려해주려고 이 자리에 와 주신 사경 지도 선생님, 사경도반들, 친지,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가 법성주 이경자 두손모음.

이경자 작가는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을 수료하고 외경 김경호 선생에게 사사 받은 후 10여 회의 회원전을 가진 후 이번 부부전시를 가졌다. 이작가는 서예문화대전 사경부문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과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검단산 정심사 이성철 대종사 사리전각 사경 복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기인 작가 인사말
짙어진 부부의 일생을 담은 시간

부부가 50년을 함께 한 운명은 참으로 다행입니다. 서로를 잘 알지만 우리 내외는 성격도 다르고 생각도 다릅니다. 상대방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싶은데 실은 그렇지 못한 점이 많습니다.

서로 믿음과 존경으로 대하면서 내색을 하지는 않습니다. 함께 동행 하면서도 취미, 종교, 기호하는 음식이 다 다릅니다. 한 사람은 직장으로, 밖으로 나다니기를 잘하고, 등산, 골프, 친구 모임을 좋아합니다. 시사뉴스, 서부활극을 좋아하고 일몰 사진 촬영차 순천만, 안면도 꽃지, 강화도를 갑니다.

붉은 노을 서쪽 바다로 해가 지고 황혼의 어둠이 닥쳐오면 문득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한 사람은 감성적인 방송을 더 많이 봅니다. 아들, 딸 낳아 키우고, 시부모, 모시고, 살림하고, 어렵고 힘들게 버텨냈습니다. 지금은 사경하고 독서하고 집에 있기를 좋아합니다.

인간의 정이란 시간이 갈수록 서로 잘못한 부분을 알게 하고, 이해하고 동행하게 합니다. 발끈하던 성격도 매끈해지고 화낼 일에도 질끈 눈 감는 상황이 잦아집니다. 젊어서는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 주거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적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는 따끈한 부부애로 인심을 쓰고 해외여행도 가자고 하고, 좋은 옷을 사 입으라고 합니다.

동행해 온 인생 여정이 거의 종착역에 온 듯합니다. 부부가 정들고 이해할만 하니까 황혼이 짙어 벌써 어둠이 가까이 왔습니다. 이제금 내 일생 살아온 모습이 어떤 모양인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을이 오면 나무들과 아름다운 잎으로 변신하여 버릴 것은 버리고 겨울을 맞이합니다.

나뭇잎의 아름다운 색상에서 예술을 배우며 희수를 맞아 생각난 것이 금년에 《함께 한 50년-사경·사진·그림 전시회》입니다. 어설프고 미약하여 부끄러운 작품이지만, 우리는 행복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주신 선생님과 도반에게 감사드립니다.
작가 | 덕운 황기인

황기인 작가는 다수의 회원전과 싱가폴국제학교 미술전시회에 참가했으며 세계 곳곳을 다니며 출사를 가진 후 이번 부부전을 같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