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부 화백의 '세월을 다듬는 그림들'전

2017-12-15     김지인 기자

12월 13일 오후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라메르에서는 서양화가 정의부 화백의 '세월을 다듬는 그림들'전 오프닝 행사가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부 화백과 부인를 비롯한 가족들과 (사)한국미술협회 이범헌 이사장과 미술계 절친을 비롯한 선후배와 제자들로 갤러리라메르 제1 전시장을 가득 메우며 축하객들은 팔순을 맞은 정작가의 개인전을 축하했다.

정의부 화백은 인사말에서 “그림을 그려온 지 60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작품 발표를 하면서 최선을 다한다고 하였지만 제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그저 그림 그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제 인생의 즐겁고 행복하다고 여기고 싶습니다. 그동안 미력한 제 작품과 인생에 대하여 많은 조언과 질책을 아끼지 않았던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남은 여력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리라 약속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정의부 작가노트

김훈의 (남한산성)이라는 소설 속에 나오는 최명길의 말처럼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고, 약한 자 또한 살아남기 위하여 못할 짓이 없는 세상에서 치욕을 기억하라. 삶은 치욕을 견디는 나날이니, 살아남기 위해서 불가피 하게 더럽혀지는 인간은 아름답다.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러울 것인가?” 라는 문장은 우리 화가들에게 정말로 잊혀지지 않는 문장이다.

자존심 하나로 시작한 화업의 길은 험하고도 험하다.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듯이 그냥도 없다. 모든 일엔 시련도 있고 넘어야 하는 벽도 많다. 그림 그 자체로도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판에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화가들이 괴로워하고 있다.

세계적인 화가 미켈란젤로도 우리가 겪는 모든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여겨진다. 메데치 가문의 수양아들로 들어간 그는 주로 그 가문의 무덤과 조각상을 만드는데 일생을 보내는데, 그들의 작품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박한 보수 때문에 이 일을 무덤의 비극이라 했다.

이런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사회나 주변에서의 몰이해로 냉대와 멸시를 받고 혼자 서러워할 때가 너무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화가들은 이를 잘 이겨내면서 김훈의 말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생활을 터득하면서 자기의 예술의 길을 개척해 나가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다. 어쩌면 그림이란, 화가의 눈물을 먹고 사는 지도 모른다.

더더욱 향간에 떠도는 소문으로 인기 연예인의 그림 대작사건은 많은 화가들의 공분과 허탈감을 심어 주어, 또 한 번 우리를 슬픔에 빠트리기에 충분하다.
정의부 작가노트에서

정의부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미술학 석사, 서양화 전공)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곳의 심사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여의도고, 경복고, 경희대학, 경원대학(서양화, 색채학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송파미술가협회 초대회장과 송파미술인상을 수상, 현대사생회 회장을 역임했다.

국내 개인전 25회, 국외 개인전 4회, 각종 700여 회의 그룹전에 출품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상임고문, 현대사생회고문, 송파미술가협회고문, 한국전업미술가협회고문, 회화제고문, 일본 아세아미술협회 객원이사, INSEA국제회원, 상형전고문, 성동미협고문, 너섬회고문 등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