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북한 공격 위협 대응 ‘EMP 위원회’ 부활

북한, '6차 핵실험 후 EMP공격 가할 수 있다' 위협

2017-11-28     김상욱 대기자

미국 의회가 북한의 EMP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의회 안에 ‘EMP위원회’를 부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MP(Electro-Magnetic Pulse : 전자기 펄스)는 핵폭발에 의하여 생기는 전자기 충격파로, 전자회로로 들어가 전류가 되는데, EMP 에너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회로가 버틸 수 없는 정도의 과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 과전류가 전자회로를 파괴시킴으로써 반도체로 작동하는 통신장비, 컴퓨터, 이동 수단, 전산망, 군사용 장비 등을 마비시킨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미국 의회가 핵개발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면서 북한의 위협을 직면하게 되자 EMP위원회를 부활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미국 상원과 하원이 합의한 2018~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은 약 7천 억 달러에 달하는 국방예산을 허용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북한 등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할 요격미사일 능력 향상과 무기의 현대화 예산, 나아가 EMP공격에 대비할 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EMP위원회는 상하원 군사위원회가 각각 6명씩 총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EMP공격의 위협을 평가해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미 의회는 EMP위원회 구성에 300만 달러(약 32억 7천 만 원)의 예산을 허용했다.

NDAA법안에 따르면, EMP위원회는 앞으로 20년 동안 미국에 가해질 수 있는 EMP공격이나 이와 유사한 형태의 공격 가능성을 평가하고, 정기적으로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으며, EMP공격 위협에 대한 평가와 대비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담은 최종 보고서를 국방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했고. 위원회 활동은 국방장관 보고서 검토가 끝나면 3개월 후에 종료되도록 했다.

미국 의회는 북한 등의 EMP공격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처음으로 과학자, 공학자, 보안전문가 들로 구성된 EMP위원회를 결성했고, 이들 위원들은 17년간 무보수로 EMP 공격 위협을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은 미국의 전력망, 원자력발전소는 물론 연방정부마저도 EMP공격에 상당히 취약하다면서 이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EMP위원회 지속 문제에는 종말론적 사고가 우세하게 작용하면서 지난 9월 30일 해체돼 버린 것이다. 미국 의회나 학계에서는 EMP공격 위협은 종말론적인 사고이자 허황된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해 EMP위원회의 주장은 힘이 빠져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EMP위원회는 의회의 인준을 받지 못해 예산이 고갈되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그러나 EMP 공격 위협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속도와 기술 향상이 확인되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미국 의회가 EMP위원회의 부활을 고려하게 됐다. 전현직 고위관리들과 핵 과학자들의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경고 수위가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부활 쪽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9월 3일 제 6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수소폭탄으로 EMP를 일으켜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했고, 9월 유엔총회 일반토론에 나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앞으로 태평양 상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또 다시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