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희 생활지식백과] 선도거래와 선물거래
선도거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소한 분들도 있겠지만 선도거래는 선물거래 보다 금융시장에서 그 역사가 깊다.
선도 및 선물거래는 거래당사자들이 통화, 채권, 주식, 광물, 식량자원 등의 자산을 미리 약정한 가격으로 미래의 일정시점에 인수도하기로 약정하는 거래다. 단, 선물거래는 표준화된 특정 상품만을 공인된 거래소에서 지정 시간 안에 불특정 다수와 거래할 수 있도록 국가가 규제하는 반면, 선도거래는 아무런 규제가 없는 계약 당사자 간의 거래이기에 無규격, 無형식의 더 광범위한 거래임이 확실하다.
# 선도거래와 선물거래는 같으면서도 서로 다르다.
주식으로 따지면 상장시장과 비상장 장외시장으로 이해하면 된다. 정부의 규제, 즉 보증기관의 유무가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제도적으로 마련된 Market에서의 거래(선물거래시장 및 상장시장)는 수많은 경제 주체들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서로의 필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상을 찾기 어렵다는 단점을 해결하며, 계약을 불이행할 위험 역시 없다. 거래를 위해 소비되는 시간적, 공간적 에너지도 대폭 줄어든다. 반면에 표준화된 상품만이 거래된다는 단점이 존재하여, 전통적으로 이루어지던 선도시장 거래주체들의 필요를 해결하기엔 너무 먼 시장이 됐으며, 새로운 금융시장 및 투자시장으로만 입지를 굳힌 상태다.
당사자들 간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선도거래는 우리가 거래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하는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A씨가 하고 있는 잠실설렁탕전문점이 매년 쌀1000가마와 배추 10만포기를 소비한다. 내년에도 그 만큼의 쌀과 배추가 필요한데 쌀 가격과 배추 가격은 해마다 변동 폭이 크다. 가격이 내려가면 다행이지만 오르면 문제다. 그래서 A씨는 오늘 충남 서산의 한 농부와 쌀 1000가마와 배추 10만포기를 내년 11월에 넘겨받기로 약속하고 양쪽이 타협한 적정가에 거래하기로 미리 계약하고 왔다.” 이처럼 나의 소비량을 알고 미리 그만큼 내년 소비량을 서로 좋은 조건에 계약해 놓는 것이 선도거래다. 이 경우 둘 모두 내년 11월에 가서 쌀과 배추 가격의 시세에 따라 손해를 볼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난다. 단 이 계약이 조건대로 이행이 된다면 말이다. 위와 같은 계약이 없었다면, 또는 계약이 불이행된다면 둘 중 누군가는 심할 경우 막대한 피해의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현대사회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격변동 대비 및 안전성 확보를 시급히 요구한다. 기후나 사회적 문제 등 예상하지 못한 원인이 보유중인 자산의 가격변동에 영향을 주는 시대로 급속히 변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도거래를 필요로 하는 실질 거래주체는 농업, 어업, 광업, 유통업 종사자 등 실제 보유자산의 가격변동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는 종종 뉴스에서 “고추농사가 풍년이라 고추밭을 갈아엎는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풍년이라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라는 얘기다. 중국산의 저가 고추가 넘쳐나는 시대에 농사가 잘되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가격경쟁력이 없어진다는 얘기이며, 일꾼을 고용하여 농사를 지어봐야 손해라는 얘기다.
선도거래는 위 사례와 같은 가격변동 위험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책이다. 풍년이 들어 울게 되는 농민과, 흉년이 들어 울게 되는 고추유통업자가 사전에 적정한 가격에 양수도하는 선계약이 바로 선도거래인 것이다. 선도거래가 활성화되어야하고, 선도거래의 고질적 문제인 계약 불이행 위험의 해결 방안이 시급한 이유가 이것이다. 보유자산의 가격변동 위험이 큰 시대에 선도거래가 실익을 지닐 수 있어야만 농민과 유통업자가 맺은 선도계약이 그 가치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선도거래 시장의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 온 바네사에이치는 표준계약서 및 에스크로 활용, 시장마련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