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역사상 최초 여성 운전 허용

내년 6월 24일부터 여성운전자에 운전면허증 발급

2017-09-27     김상욱 대기자

이슬람교에 엄격한 보수주의 국가이자 석유 부국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 금지를 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26일 역사상 최초로 드디어 여성들이 운전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사라만 사우디 국왕은 이날 여성에 대해 운전면허증 발급을 허용하라는 내용의 명령을 내렸다. 이날 내려진 명령은 이슬람법인 샤리아(Sharia)에 엄격히 준하는 규율에 따른다면서, 2018년 6월 24일부터 운전면허증을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이 발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우디 국왕의 이 같은 조치는 이슬람원로 성직자들로 구성된 ‘최고종교위원회(Council of Senior Religious Scholars)’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에서 이 같이 국왕의 여성운전 허용 발표가 있은 지 한 시간이 지나, 왕자인 칼리드 빈 살만(Khaled bin Salman)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 대사는 “이는 역사적인 날이며, 사우디의 매우 기쁜 날”이라며 환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살만 대사는 이어 “나는 왕국의 리더십이 사우디 사회가 준비된 사회임을 이해했으며, 또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결정을 한 것”이라며 덧붙였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명문법은 없었으나,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여성들의 운전을 금지해 왔다.

과거 25년 이상 사우디 여성 활동가들은 여성 운전을 허용하라며 길거리에 나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동안 이들 여성 활동가들은 경찰에 의해 잡혀가는 등 많은 학대를 받기도 했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 같은 사우디 국왕의 조치에 대해 “커다란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