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완전파괴할 수 있다” vs 北 “망발 대가 받아낼 것”

김정은 "사상 최고 대응 고려"

2017-09-22     맹채영 기자

미국과 북한의 설전은 이미 심리전과 신경전을 넘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게 할 정도의 막말 전쟁을 전개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22일 이례적 성명에서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를 걸고 공화국의 절명을 떠든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하면서 "사상 최고 대응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이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강력한 힘과 인내력을 갖고 있지만, 미국 스스로와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북한을 완전 파괴할 것”이라며 북한에 경고한 바 있다.

김정은은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밷었을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다”며 “무엇을 생각했던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또 “미국 집권자는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 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히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아니, 깡패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형언하기 어려운 욕설에 가까운 표현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멈춰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 주었다”라며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핵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에 대해 ‘개짖는 소리’라고 거친 목소리로 비난한 바 있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의 성명에 대해 "아마 태평양상에서의 수소탄 시험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