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에 원유공급 중단을 못하는 이유

북한 미사일이 베이징을 향하면......

2017-09-05     김상욱 대기자

국제사회의 이단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끊임없이 진척시키면서 세계를 위협하는 기술 수준에 도달하려 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이어지는 도발행위에 한국, 미국, 일본은 물론 유럽연합, 유엔 등도 북한의 이 같은 행태에 철퇴를 가하려 하지만, 마땅한 억지 수단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대북 압박과 제재조치를 취해왔지만,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 속도를 높이며, 오히려 기술 수준이 크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특히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중국이 효과적으로 북한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중유 및 석유 제품을 중국이 공급을 중단하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끝내 이 같은 중유 공급 중단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 대외무역의 약 92%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의 조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북한은 중국의 ‘전략자산’이라는 측면과 중국이 원유 공급 중단을 하지 못하는 5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중국은 연간 약 50만 톤의 원유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제시하고 있는 중국의 원규공급을 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다. 중국은 랴오닝성의 단둥에서 파이프라인(pipeline : 송유관)을 통해 북한으로 원유를 공급하고 있는 중이다.

첫째, 기술적인 문제이다. 대북 원유에는 촛불의 원료이기도 한 파라핀(밀랍)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송유관의 밸브를 잠가버리면, 송유관 내부가 딱딱하게 굳어져 관이 막힌다는 측면이다. 그래서 공급 중단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둘째, 북한의 생명 줄이라고 하는 원유 공급을 중단하게 되면, 북한 경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그로 인해 사회의 혼란은 물론 김정은 정권 붕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나아가 중국으로서는 (1) (북한으로부터) 대량의 난민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2) 북한에 친미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셋째, 북한의 생명선인 원유가 끊기면, 김정은 정권이 가만히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급기야는 폭발할 것이라는 측면이 있다. 원유가 끊기면, 북한과 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베이징을 향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넷째, 중국이 원유 및 석유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 할지라도 중국 대신에 러시아라는 존재가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긴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이 공급하던 제품을 비밀리에 대신 공급해버리면 중국은 이른바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만다. 중국만 손해 본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대북 석유 수출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다섯째, 중국에게는 석유(원유) 금수조치는 북한을 압박하는 가장 크고 효과적인 수단임에 분명하다. 만일 이 압박 카드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을 경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현저하게 떨어져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 수단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이 중국이 북한에 원유 공급 중단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4일 사설에서 “중국이 석유 금수조치를 하더라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을 저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 북한과 중국이 전면적으로 대립을 할 뿐이다”면서 원유공급 중단을 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관영매체의 내용은 곧 중국 지도부의 뜻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