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선군절 국위선양도 하고 미국 자극도 안하고

북한 연안에 낙하 설정, 미국 필요 이상의 자극 피해

2017-08-26     김상욱 대기자

26일 오전 6시 49분쯤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 이 같이 전격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군과 미군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미합동군사훈련 UFG(을지프리덤가디언)를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반발을 보일 필요성이 있는데다 8월25일은 북한의 ‘선군절’이다.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이 군 정치 지도를 시작한 기념일을 비록 하루 지난 26일이지만 아무 행사 없이 지나갈 수 없었던지 미사일을 발사해 국위선양을 도모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은 국제사회가 도발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강력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기에는 큰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김정은의 딜레마를 보여준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선군절 때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지난해에 비해 비행거리가 상당히 짧은 250km정도였다. 따라서 짧은 비행거리와 발사 방향도 북동부 북한 연안이어서 한국이나 미국 그리고 일본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달 미국령 앤더슨 공군기지가 있는 괌에 대한 이른바 ‘포위사격’을 검토하겠다며 위협했다. 이에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보복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김정은은 괌 방향의 미사일 발사를 보류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보류를 평가했다.

26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김정은이 미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과 동시에 ‘선군절’을 맞이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나칠 수 없다는 내부 사정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면서도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사설과 논평을 통해 “핵 무력을 중추 자위적 국방력을 백배 천배로 강화해야 한다”며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