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방관도 학교폭력이다

포천경찰서 고세경 순경의 기고문

2017-08-14     이종민 기자

최근 TV에 나오는 오디션 방송 연습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인터넷에 게시되어 논란이 일었다. 그 연습생은 본인이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고 그저 옆에서 있었을 뿐이지만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밝힌 뒤 오디션 방송에서 자진하차를 하였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고 있지 않다.

과연 방관자도 학교폭력이 될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는 직접적으로 학교폭력을 한 경우 뿐 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학교폭력을 말리지 않거나 방관했을 경우, 피해학생이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하는 소위 망을 보는 행위를 한 경우도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형법에서도 범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범죄를 쉽게 해주는 모든 행위를 방조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여전히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모른 척 한다는 경우가 20.6%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이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가해자에게 보복을 당하는 것이 무서워서, 피해자와 어울리다가 자신도 피해자가 될까봐 꺼리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학교폭력을 신고하는 것이 선생님께 고자질한다는 행동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어렸을 적 친구와 놀다가 작은 것으로 다투고서 선생님이나 가까운 어른에게 달려가서 일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아이들에게도 학교폭력은 어쩌면 그런 작은 것쯤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세대는 바뀌었고, 우리는 바뀐 시대의 새로운 폭력의 유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한 쪽은 장난이지만 다른 한 쪽은 괴롭다면 그건 학교폭력이라고 말이다. 또한 누군가가 괴로워하는 것을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신고를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112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범죄 현장을 목격했을 경우 누구나 즉시 112에 신고하는 것처럼, 학교폭력 역시 마찬가지로 목격을 했을 경우 117에 신고하거나 선생님께 바로 말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한 통의 전화, 한 마디의 도움이 학교폭력 피해 학생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누군가의 눈길 한 번, 관심 한 번으로 학교폭력은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