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핵무기와 운반수단 있는 북한과는 대화 없다”

‘북한 레짐 체인지 안 한다’ 다시 한 번 강조

2017-08-02     김상욱 대기자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각) 미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그때 가서 어느 시점에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북한이 핵무기와 그 운반 수단을 가지고 있는 한 북한과 대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한다면, 북한에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하고, “북한이 미국 등과 대화의 의지를 갖도록 ‘평화적 압박’을 가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북접근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을 가지고 있는 북한에는 미래가 없을 것이며, 그러한 것들이 없는 북한과 대화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해, 북한이 핵무기와 운반수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는 지적이다.

틸러슨 장관은 또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나 붕괴, 한반도 통일의 가속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38선 이북으로 미군을 보내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지도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국방부 등 미 강경파 인사들의 북한에 대한 군사력 사용 권고와는 다른 방향의 평화적 외교적 해법을 들고 나와, 미국은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 다중적 메시지를 한꺼번에 보내고 있는 듯하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또 “미국은 북한의 적이나 위협은 아니지만,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위협을 가하는 만큼 미국은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북한 측에 전달하려고 해왔다”고 말하고, “북한이 바로 이 점을 이해하기를 바라며, 미국은 북한과 마주 앉아 그들이 추구하는 안보와 미래의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줄 미래에 대해 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7월 28일 오후 11시 41분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제 2차 기습적인 시험발사 이후에 나온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과 맞물리면서 앞으로의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에 촉각이 가는 대목이다.

그는 “중국은 북한 정권에 압박을 가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대북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고 거듭 촉구하고, 북한 상황에 대해 미국은 “중국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만 비난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중국과 북한을 분명히 분리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 앞으로 있을 대북 조치에서의 융통성을 발휘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