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8일 밤 ICBM급 미사일 1발 기습 발사

문 대통령, NSC 긴급 소집, 한미연합 탄도미사일 발사 등 강력 무력시위 지시

2017-07-29     김상욱 대기자

북한이 28일 밤 11시 41분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그동안 통상적으로 가시거리가 넓은 오전 시간대나 새벽녘에 발사한 것과는 달리 이날 기습 발사 이유가 주목된다. 이날 북한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올해 들어 총 12차례 발사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벌써 7번째 발사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후 11시 41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고도 3,700km에 비행거리 1,000km로 추정했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고각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이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의 최대고도 2,803㎞, 비행거리 933㎞ 보다 다소 증가했다. 국방부도 이번 미사일은 화성-14형보다는 다소 진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북한은 자강도에서 발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과거 평안북도 구성 혹은 방현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는 방호시설과 미사일 관련 공장들이 인근 지역에 있기 때문에 준비에 용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자강도 무평리는) 북한 북단에 위치한 지역으로 최근 5년 간 이 지역에서 미사일 발사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발사 시간도 오후 11시 41분쯤으로 첩보 위성 등 한미자산이 ‘낮과 같이 활동’을 할 수 없음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한밤 중 기습발사는 한국과 미국의 대응태세를 교란하고, 요격을 회피하기 위한 속뜻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4분 만인 28일 오후 11시 5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새벽 1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조치로 한미연합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강력한 무력시위를 전개하라고 지시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4기 발사대를 추가 배치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말이 아니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긴급 요청하고, 강력한 대북 제재안 마련을 추진할 것을 지시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도 함께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