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웜비어, 식중독 아닌 광범위한 뇌손상 식물인간 상태…WP "북미대화 불가"

2017-06-16     맹세희 기자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되어 귀국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세)가 광범위한 뇌조직 손상을 입었다고 미 의료진이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웜비어가 입원한 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주립대병원 의료진은 “그가 안정적이지만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식물인간 상태”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주장하는 “식중독, 즉 보톨리누스 중독증의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가혹행위를 입증할만한 신체적 외상이나 골절도 없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이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 대니얼 캔터 박사는 “웜비어의 신경상태를 가장 적합하게 기술하는 용어는 ‘깨어있지만 반응하지 않는 상태”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웜비어는 현재 호흡 보조장치없이 숨을 쉬고 심장 등 장기들이 정상기능을 하고 있지만, 주변의 말과 지시에 반응하거나 알아본다는 어떤 징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뇌자기공명영상(MRI)는 심각한 뇌조직 손상으로 나타났다. 캔터 박사는 “이런 종류의 부상은 심폐기능이 저하되거나 뇌조직이 죽을 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젊은이들에게 심폐정지는 마약중독이나 외상성 손상 같은 드문 경우에 나타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건강하게 미국을 떠났던 웜비어는 지난 13일 밤 삭발을 하고 코에 호스를 꽂은 채 들것에 실려 미 공항에 도착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웜비어는 선고 직후인 작년 3월 혼수상태가 됐지만, 북한은 1년 넘게 그의 상태를 숨겼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북한은 그가 재판 후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북한에 대한 미국 여론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북미대화 재개 불가론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에서 미국 시민에 위해를 가한 북한을 처벌해야 한다면서 강력한 대북제재를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