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관영 매체 설전, ‘중국, 북한 6차 핵실험 하지 마’

중국의 대북 강경자세, 일시적인지 아닌지 좀더 지켜보아야

2017-04-25     김상욱 대기자

최근 들어 미국의 트럼프 정권의 중국에 의한 대북 압력 촉구와 맞물리면서 중국 측의 대북 자세에 일부 변화가 느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북한 관영매체들이 서로 비방하고 나서 주목된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사설 등을 통해서 ‘북한에 6차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연속적으로 경고하고 나서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에 반발을 보이며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지난 12일과 16일자 사설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문제‘를 언급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다시 강행하면 중국이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매체의 특성상 중국 당국의 뜻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에게 원유는 생명선과도 같은 것으로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남의 장단에 춤을 추기가 그리도 좋은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중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물론 중앙통신 논평은 ‘중국’이라는 말을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서 “미국에게는 아무 소리도 못하면서 북한을 향해서는 원유 공급 중단 등 경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고 (사실상 중국을) 비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어 “만일 그들이 우리의 의지를 오판하고, 그 누구의 장단에 춤을 계속 추면서 우리에 대한 경제제재에 매달리면, 우리의 적들로부터는 박수갈채를 받을지 모르지만 우리와의 관계에 미칠 파국적 후과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이 나오자 중국의 환구시보는 22일 논평에서 “북한이 핵 실험을 다시 하면, 중국이 원유공급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도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북한에 대한 노골적이자 매우 강력한 경고 메시지이다.

같은 신문인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 신문도 23일 사설에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의 비난을 겨냥한 듯 “북한의 비난이 중국의 정책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환구시보’가 잇따라 사설, 논평 등을 통해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더 커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관영 매체들의 사설 등의 논조가 곧바로 중국 당국의 뜻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환구시보의 보도 내용을 중국 당국이 부인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 같은 대북 강경자세 보여주기가 미국의 눈치를 보아 가며 행하는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핵이 중국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 보다 더 강해져 행하는 강경자세인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