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리아 아사드 정권 교체’로 방향 틀어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로 실제 정권교체 이뤄질지는 미지수

2017-04-10     김상욱 대기자

최근 화학무기 사용으로 국제적으로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정부는 시리아 사태의 해법의 하나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9일(현지시각) 시엔엔(CNN)방송에 출연, “아사드의 행동과 상황을 고려할 때, 평화롭고 안정된 정부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아사드는 시리아의 지도자일 수 없다고 모든 당사자들이 여기고 있어, 정권 교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시리아 정책의 우선순위가 더 이상 아사드 축출에 있지 않다”고 밝혔던 지난 3월 30일 발언과 사뭇 달라진 입장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장기 독재 집권을 하고 있다. 내전 발발 이후 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의 지원 아래 반정부 세력에 대한 무차별 공격과 심지어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등 반인륜적인 행동으로 국제적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헤일리 대사의 발언과 관련, 시엔엔 방송은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대응으로 시리아 정부군의 공군기지를 공격한 이틀 뒤 아사드의 축출이 불가피함을 강조한 것”으로 “트럼프 정부의 아사드에 대한 입장이 유턴(방향전환)을 했음을 확실하게 보여 줬다”고 해설했다.

지난 4일 내전 중인 시리아 이들리브 주 칸세이칸 지역에서 시리라 정부군 소행으로 보여 지는 화학무기 공격으로 어린이 31명을 포함하여 최소 100여 명이 사망했다. 사건 다음 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와 아사드 정권에 대한 나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밝히고 공군기지에 대한 공습을 승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지중해 상의 미군 함대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발사해 화학무기 공격에 이용된 샤이라트 공군비행장을 집중 타격했다.

아울러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9일 시비에스(CBS)방송에 출연, 모든 당사자가 협상에 나서는 정치적 해결을 시리아 사태 해법 중 하나로 거론하며, “이를 위해서는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는 정권이 참여해야만 한다”면서 아사드 정권 교체를 그 조건으로 내걸었다.

틸러스 장관의 발언은 헤일리 대사와 맥락은 같지만, “우선순위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시리아에서 미군의 최우선 목표는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 세력인 이른바 '이슬람국가(IS=Islamic State)'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큰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실제 미국의 의도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