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따오기 압박’에 ‘트럼프 눈치 보기’ 경쟁
트럼프의 ‘거래’를 역으로 이용하는 기업도 등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기업이든 미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이든 새로운 공장을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 지을 경우 높은 국경세(Border Tax)를 부과하겠다면서 그러나 미국 안에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증설할 경우 혜택을 주겠다며 ‘당근과 채찍을 들고 각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도 멕시코에 신규 공장을 짓기로 하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산 구입, 미국인 고용(Buy American, Hire American)’이라는 국정운영 기본정책을 들이대며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미 중서부에 위치한 인디애나 공장에서 신규로 직원 400명을 채용해 증산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정권의 이른바 “따오기 압박(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오기 노래를 차용)”을 견디지 못한 결과이다.
이미 포드자동차도 16억 달러 규모로 멕시코에 신규 공장 건설을 하려다 트럼프의 노골적인 전화 압박에 포기하고 미국 내에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제너럴모터스(GM)도 해외 공장 신설 계획을 두고 눈치 보기에 바쁘다. 이렇듯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고 있는 트럼프 정권을 의식해 미국 안에서의 고용과 투자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 생리상 눈치 보기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부 기업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을 의식 ‘우선 가장 기본적인 원칙’만을 천명해 놓고 시간을 두고 예의주시하겠다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일단 투자와 고용 계획을 잡아 발표부터 해 놓고 보자는 것이다. 소나기부터 피하고 보자는 식이다. 한국의 권위주의 정권이나 현재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이제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장기간에 걸쳐 하겠다고 발표하고, 기자들이 트럼프 정권의 압력 탓에 그런 계획을 수립했느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이전부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줄곧 모색해 왔다”며 당초 계획이었음을 애써 설명하곤 한다. 또 일부 기업은 여러 개의 단계적인 투자나 고용 계획을 한꺼번에 합산하여 규모를 크게 만들어 발표부터 해 놓고 보자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그동안 조용히 있던 미국 최대의 소매업 ‘월마트 스토어’도 대규모 고용방침을 발표했다. 우선 총인원 “3만 4천 명‘을 신규로 고용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2만 4천 명은 점포 개장 등으로 채용되는 점포 건설 관계의 인원수로 실제로 신규채용은 1만 명에 그치고 있다. ‘눈 가리고 아옹’하는 숫자이다. 미국에서 약 150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월마트가 3만 명이든 1만 명이든 실제로 그리 많은 인원도 아닌데다 신규 채용은 기존 직원의 퇴직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주 다양한 퇴직 이유를 가져다 붙이기만 하면 인원을 줄일 수 있다.
트위트 정치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의 경쟁적인 투자와 고용 방침을 발표하자 ‘매우 기쁘다’면서 트위트에 글을 올리고 있다. 월마트의 고용 발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월마트, 감사하다”는 트윗글을 올렸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제조업, 서비스업 등의 기업경영방식을 정확히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의 말 한마디에 고분 고분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는 대통령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바로 ‘명령만 내리면 일이 다 되는 줄 아는 인식’의 소유자들의 끝이 미리 보인다.
인터넷 대기업 아마존닷컴도 트럼프의 ‘따오기식’ 압박에 10만 명을, 일본의 소프트뱅크 그룹은 5만 명 등 경쟁하듯 미국에서 고용창출을 하겠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Alibaba) 마윈(Jack Ma)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만나 미국에서 100만 명의 소규모 자영업자를 길러 그들이 미국산 농산물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해 트럼프는 “둘이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실제 실행 여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또 일부 기업은 트럼프에 넌지시 거래 조건을 제시하면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샤프’를 인수한 타이완의 홍하이(鴻海)정밀공업은 미국에 액정 패널 공장 건설 검토를 하겠다면서 최소 3만에서 최대 5만 명까지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면서 앞으로 트럼프 정권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실제 이뤄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트럼프의 장기인 ‘거래’를 역으로 제시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