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김기춘, 조윤선 끝내 구속

2017-01-21     보도국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와 관련 의혹의 핵으로 있던 인물이자 ‘총설계자’로 알려진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부 장관이 동시에 21일 구속됐다.

이로서 특검팀의 수사 손길은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게 됐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란 박근혜 정부가 자신의 정권을 지지하지 않아 괘씸죄에 걸린 문화예술인들을 ‘좌파’로 낙인찍어 각종 정부 지원 명단에서 배제하는 반(反)헌법적인 정책을 은밀하게 추진했다는 의혹이 사실이 가능성이 커졌다.

박영수 특검팀은 21일 새벽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장관을 각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에 따른 위증 혐의로 구속했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새벽 3시 48분께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때 부실 대응으로 각계각층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명단을 만들어 문화체육부에 내려 보내 집행하도록 했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이른바 블랙리스트의 초기 명단 인물은 수십∼수 백 명이었지만. 나중에는 엄청나게 규모가 커져 대상자가 1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을 보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은 시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영화배우 송강호, 김혜수, 하지원, 영화감독 박찬욱, 김지운 등 저명한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늦어도 2월 초”로 예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 때 핵심 혐의인 뇌물수수 의혹 조사와 별도로 블랙리스트 운영을 지시한 적이 있는지도 강도 높게 추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