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에 시장가기 무섭다 생필품 품목따라 30% 가까이 올라
제조·유통업계 "인상 불가피" vs 소비자단체 "소비자 배려 필요
AI 조류독감이 전국에 확산된 이래로 소비자 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 생활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처음에는 계란과 닭에 대해 소비자 물가가 우려되더니 수많은 식음료와 공산품의 가격이 알게 모르게 최근 반년 새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이 즐겨 먹는 빙과와 음료가 많게는 10% 이상 오른 데다 생활필수품인 주방세제·건전지·생리대 등의 가격도 제품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5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지난해 6월과 12월의 가격을 비교했을 때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진 가공식품은 아이스크림(빙과), 음료, 두부다. 특히 해태, 롯데, 빙그레 등 주요 기업들의 대표 빙과류의 인상률은 10%를 웃돌았다. 롯데푸드의 돼지바 가격은 11.6%, 빙그레의 메로나는 11.9%, 해태제과의 바밤바는 12.7% 각각 올랐다.
음료수 중에서도 코카콜라(1.8ℓ)와 롯데칠성 게토레이레몬(600㎖)가 6.8%, 14.7% 각각 인상됐다. 같은 기간에 풀무원의 '국산콩두부'(찌개용·350g)와 CJ제일제당의 '행복국산콩두부'(찌개용·380g)도 각각 2.1%, 3.4% 올랐다.
서민의 대표 음식 '국수'의 재료인 CJ제일제당의 '제일제면소 소면'도 같은 기간에 26.2%나 뛰었고 농심 켈로그의 '스페셜K오리지널'도 20% 인상됐다. 공산품 중에서는 생리대, 건전지, 주방 세제 등의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에 많이 뛰었다.
주방 세제의 경우, LG생활건강의 자연퐁은 11.2% 올랐고 애견 항균트리오는 1.5%, CJ참그린은 0.8% 각각 인상됐다.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재료비·물류비·인건비 상승 등을 내세우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10월 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5% 인상한 뒤 "유가, 원당 등의 급격한 가격 상승, 제조경비 및 판매 관리비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연화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은 "연말연시를 맞은 데 더해 시국이 어려운 틈을 타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뤄지고 있다"며 "2017년은 물가가 초비상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원가가 인상돼 어쩔 수 없이 값을 올려야 하면 몰라도 올리지 않아도 되는 물품을 사회가 어지러운 틈을 타 비싸게 파는 비윤리적인 기업도 있다"며 "정부는 물가를 모니터링해 인상요인이 설득력 있는지 지켜보고 라면 등 생활필수품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소비자를 배려하는 가격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향후 소비자 물가 상승은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경제와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