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도 세계태권도연맹, 프란치스코 교황에 명예 9단증 수여

수여 이유 : 태권도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인물

2016-10-28     김상욱 대기자

북한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태권도연맹(ITF)는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에게 태권도 명예 9단증(an honorary 9th degree certificate)을 수여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은 26일 지난 달 프란치스코 교황이 태권도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북한 체육계 고위 인사 명의의 단증을 교황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북한의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인 리용선 ITF총재가 지난 9월 4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명예 9단증을 수여했으며, 리용선 총재의 위임을 받은 아돌프 빌라누에바 ITF 부총재가 단증을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리용선 총재는 당시 이탈리아 남부 아폴리아 주 안드리아 시에서 청소년과 장년층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ITF 세계대회에 참석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증을 전달한 태권도 9단의 빌라누에바 ITF 부총재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ITF 집행부 최고위원 가운데 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은 “‘ITF 명예 단증’은 태권도 발전에 크게 기여했거나 태권도 정신을 구현한 인물에게 주어진다”면서 “교황은 태권도의 기본정신인 예절과 성실, 인내, 자제력, 불굴의 정신을 세계인들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라는 이유에서 최고 등급인 명예 9단을 수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966년 9월 창립된 국제태권도연맹(ITF)은 최홍희 초대 회장이 캐나다로 망명한 뒤 1980년대 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하면서부터 북한 계열로 분류돼 왔으며, ITF가 본거지를 옮기자 한국은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 (WFT)을 창설하여 태권도 단체가 남북한으로 갈라졌다.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로부터 명예 9단증을 받은 유명 인사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으며, 반기문유엔 사무총장은 2013년 명예 10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