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친중국 행보’ 남중국해 중국과 공동 개발 희망

필리핀, 중국의 경제 원조 절실히 원해

2016-10-18     김상욱 대기자

거침없는 막말로 유명해 필리핀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의 ‘친(親)중국 행보’가 빠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7일 중국 관연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해역을 중국과 공동 개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은 줄곧 남중국해 문제 해결에 있어 미국, 일본 등을 제외하고 당사국간의 협의를 통한 해결을 주장해왔다. 두테르테의 발언은 이 같은 중국의 주장에 맞장구를 치는 셈이다.

18일부터 중국을 방문하기로 돼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의 양호한 관계를 부각,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입장에 함께 서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통신은 “중국만이 우리를 도와준다”는 제목의 두테르테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중국헤 문제와 관련, “다른 나라와의 협의에는 흥미가 없고, 중국과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해 이 해역에 대한 중국과의 공동개발에 의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주권 주장은 이미 유엔 해양법 조약에 따른 중재재판소의 판결로 부정됐다. 그러나 중국 측은 중재재판소의 판결을 무시하기로 하고 필리핀 측에도 그러한 중국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통신 기사는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관해 철도, 항구 등의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자금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고 전하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경제권 구상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밝힌 다음 “필리핀은 선로가 필요하다. 중국으로부터 자금 제공을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용의자 단계에서부터 살해를 서슴지 않고 있는 강권적인 마약사범 대책에 대해 민주주의 가치와 그 절차를 주장하고 있는 미국이나 서유럽 등의 입장과는 달리 중국이 자신을 지지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