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휘둘리는 ‘교육감 직선제’ 없애라
20억~30억 원 들이는 선거 교육전문가 기회 박탈
보수언론들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감 직선제’를 없애자고 주장하니 좌파언론들이 꼼수라고 반박한다. 이들의 논리는 “대통령이 문제가 있으면 대통령제를 폐지해야 하는가” “특정 국회의원을 둘러싼 의혹 사건이 터졌다고 국회의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것인가”로 함축된다.
잘도 갔다 붙인다. 문제가 있으면 이를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행동은 보이지 않고 이런 식으로 이유를 갔다 붙이면 결국 이 또한 교육을 망치는 독소가 됨을 경고하고자 한다. 교육은 정치계산과 달라야 한다. 정치권이나 대중의 뜻에만 휘둘리면 교육의 본질이 훼손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교육감 직선제 이후 어떤 현상이 벌어졌는가. 지방자치제를 시행하니 지자체 간부들이 중앙정부 지시를 터부시 하듯 교육도 마찬가지 중병현상이 초반부터 나타난 것이다. 지금 직선제로 뽑힌 교육감들은 교육부를 우습게 안다고 한다. 교사들의 인사권을 갖고 있는 교육청이 “교육부 정책 따르지 마라”고 할 정도니 한심할 노릇 아닌가.
물론 모든 교육감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진보교육감들이 문제다. 그동안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들 사이에서는 툭하면 충돌이 벌어졌다. 누리 과정(만 3~5세 공통 교육과정) 예산 갈등, 경남도의 무상 급식 갈등, 서울시교육감 등의 측근 비리, 선거법 위반 등 문제가 한 둘 아니다.
이러다 보니 교육감 선거도 국회의원 선거를 닮아간다. 교육감 선거에 20억~30억 원씩은 들여야 한다니 이미 선거에서부터 교육이 망가졌다. 교육감 직선제 선거는 교육자치와 정치 중립의 명분 속에서 등장했다. 그러나 몇 십억씩 들여야 하는 직선제 선거 구조 하에서는 진짜 교육 전문가들은 아예 접근도 못할 판이다.
결국 진정으로 교육을 걱정하는 교육전문가들이 아닌 정치에 뿌리를 박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꼴들이 그동안 보여준 교육감 직선제 선거의 민낯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다못해 아예 정치처럼 편을 가르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교육감 직선제는 극심한 좌우 이념 대결 구도에 얼룩져 있다. 그것도 모자라 이념 색깔이 다른 자치단체장들과 잦은 마찰로 인해 교육의 근본까지 흔들고 있다.
가뜩이나 전교조로 몸살을 앓던 교육이 진보교육감들의 공개적인 등장으로 교육의 암이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얻어터지고, 스승의 날에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 하나 달아주지 못하는 삭막한 교육현장을 누가 만들었는가.
인성을 중시하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조차 안 되면서 그저 1등만 살아남는 달달 외우기만 하는 앵무새 교육을 시켜오면서도 큰소리를 어떻게 칠 수 있는가. 이런 교육의 결과는 우리사회를 빠르게 병들게 하고 있다. 인정하지 않겠지만 묻지마 폭행, 살인, 자살, 이혼 등 전혀 다른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을 걱정하는 많은 지도자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이 계속 되면 나라는 망조다”고 지적한다. 특정 사안을 놓고 교육부장관과 교육감들이 평행선을 달리는 쌍두마차 같은 각을 세우면 누가 고통을 당하겠는가. 결국 죽어나는 것은 학교와 교사 아닌가. 진짜 학교와 교사를 생각한다면 이념적 고집은 접어야 한다.
극심한 좌우 이념 대결 구도는 다른 자치단체장들과 잦은 마찰을 발생시키며, 여기에 정치가 가세하면 결과는 뻔하다. 교육이 정치에 휘말려 졸작을 낳게 되는 것이다. 말로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입으로는 떠들지만 정치 분쟁이 일어나면 ‘일년지소계’가 된다.
나라 밖을 보라. 선진국들은 거의 모두 교육감을 임명제로 한다. 교육자치는 교육의 지방자치라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즉 이들 나라들은 교육업무를 지방자치단체가 한다는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교육감을 모두 직선제로 뽑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진보 교육감과 좌파언론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교육이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고 해서 지자체가 교육내용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의 학교교육은 본질적으로 국가의 위임사무임을 알아야 한다. 교육부가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구체화한 교육과정(교육치침서)을 만들어 시도 교육청과 시,군,구 교육지청을 통하여 집행하는 구조라야 교육이 바로 설수 있다.
교육감 선출을 선거제로 하면 아무리 보완해도 갖가지 부작용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교육감들이 이념과 사심에 휩싸여 하지 않을 것을 하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육감 직선제가 지자체의 교육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다.
실제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정권은 시도지사에게는 있지만 교육감에게는 없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의 자치단체장 선거는 교육문제가 핵심 공약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자체장선거에서 교육은 관심 밖이다. 이래서는 지자체와 교육이 하나로 융합될 수 없다.
제도개선만으로는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것 이미 명확히 드러났다. 다른 것은 몰라도 교육 만큼은 여야 모두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서야 한다. 이를 인정한다면 진보교육감이나 좌파언론들은 우리 교육현안 해결을 위한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동참해야 한다. 아니면 이제라도 국민이 적극 나서야 한다.
정치적 중립을 앞세워 입으로는 교육감 후보의 정당공천을 안한다고 말은 하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모든 국민이 그렇게 믿지 않는다. 결국 선거를 안해야 교육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