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북향은 피하라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2016-08-10     김호년 선생

양택삼요소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까다로운 구조물이 화장실이다. 현대주택에서도 화장실을 보면 그 집 사람들의 성격이나 생활형편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가상으로 보았을 때 화장실은 8방위 어느 위치에 배치한다 해도 흉상이다. 그러나 화장실 없이는 하루도 살기가 어려울 정도로 꼭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단순히 배설 장소로만 간주해 공간을 최소화한 옛날에 비해 최근엔 크게 확장해서 꽃을 장식하거나 더러는 작은 책꽂이를 설치, 책이나 신문을 볼 수 있게 ‘즐기는 공간’으로 개선되고 있다. 위생을 최대로 도모했다는 뜻이다. 가상에서 화장실이 어떤 방위에 있어도 흉상이라고 한 것은 냄새 등을 꺼려했음인데 냄새는 환풍기로, 위생문제는 풍부한 물을 이용, 간편하게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실내의 화장실은 완벽하게 악취를 제거하거나 위생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아파트의 경우 욕실을 겸한 화장실이 거실이나 식당 옆에 있으면 무척이나 거북하고 개운치가 않다.

‘가상비선집’에서는 집의 구조를 생각하지 않고 화장실을 중앙에 두면 택주병신유약(宅主病身柔弱)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 집주인이 병을 앓거나 허약해진다는 내용이다. 화장실의 위치는 좋은 위치가 없는 대신 가려야 할 방위는 많다.

‘가상천백년안’에는 “북향에 변소가 있는 집은 불시의 재난이 계속된다.”고 했으며 북동의 귀문(鬼門), 남서의 이귀문(裏鬼門)도 좋지 않은 곳으로 꼽고 있다.

북향의 변소는 추분에서 춘분까지 햇볕이 들지 않아 춥고 냉습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화장실은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해도 옷을 벗어야 하는 곳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한 경고다. 또 북동쪽과 남서쪽의 경우는 겨울과 여름의 계절풍을 생각하면 악취가 모두 집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측간이 문간을 향하고 있으면 항상 종기를 앓는다’는 내용도 있다. 화장실이 대문과 마주보는 위치에 있으면 좋지 않다는 얘기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화장실이 있다면 외부에서 신선한 공기를 안고 들어오는 식구든, 또는 외부 손님이든 기분이 상쾌할 리는 없다. 또 욕실과 화장실을 한 곳에 두는 것이 편의주의적인 양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서양에서도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모두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상식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