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형은 인간 존엄성에 위배 허용돼선 안 돼

제 6회 국제사형반대회의에 보내는 메시지에서

2016-06-23     김상욱 대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형은 인간의 존엄성이 위배되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사형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막을 올린 “제 6회 국제 사형반대 회의(The 6th World Congress Against the Death Penalty)"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 등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제 6회 국제사형반대회의는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오슬로에서 열렸으며, “다함께 사형반대(Together Against the Death Penalty)”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번 회의에는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포함해 약 1,3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사형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라는 메시지에서 교황은 “어떠한 사람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와는 상관없이 사형(death penalty)은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사형 제도는 삶의 불가침성(inviolability of life)과 인간의 존엄성(the dignity of the human person)에 위배 된다”고 평소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교황은 “사형 반대는 하나의 희망의 징조(one sign of Hope)"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형은 신의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섭리, 신의 자비로운 정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십계명(The commandment) 중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이는 죄가 없는 사람이나 죄를 지은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아무런 희망도 남기지 못하는 형벌은 고문이나 마찬가지”이며 “사형은 정의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만을 싹트게 하는 것이며, 최악의 범죄자들조차도 삶에 대한 신성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희년’을 맞이해 특히 “삶에 대한 존경심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각별한 형태로 발전시켜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형 반대 메시지는 전통적인 가톨릭교회의 입장과는 다소 다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사형은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방편이라고 여겨질 경우에는 사형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