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전직 대통령이 이끄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민주주의 위협 보수 우파정권의 강권 정책에 반기

2016-06-05     김상욱 대기자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4일(현지시각) 전직 두 명의 대통령이 이끄는 대규모 시위대가 공산주의 축출 27년 ‘자유선거의 날’을 맞이해 현재의 ‘우파정권의 강권 정책’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전직 두 대통령과 야당 정치인 등 약 5만 명 이상이 바르샤바 시내 중심부를 시위 행진했다. 전직 대통령의 하나는 좌익 성향의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Aleksander Kwasniewski)이며, 다른 전직 대통령은 중도 성향의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Bronislaw Komorowski)이다.

이들 두 전직 대통령들은 1989년 6월 4일 폴란드에서 공산주의 정권을 축출하고 자유선거를 일궈낸 주역들로 4일이 바로 89년 당시 처음으로 열린 자유선거의 기념일이다. 시위대는 “1989년에는 모두가 일치단결을 했지만 지금은 단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에게서 자유를 빼앗아 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현 정권을 성토했다.

이날 시위는 새로운 시민운동으로 민주주의 방어 위원회(the Committee for the Defense of Democracy, or KOD)가 이끌었으며, 지난해 11월에 출범한 보수 우파 정권에 반기를 들었다. 이날 시위는 폴란드의 바르샤바 이외의 소도시들은 물론 독일의 베를린, 브뤼셀, 유럽연합 본부 등에서 시위행진이 있었다.

현 보수 우파 정권은 유럽연합(EU), 미국 등과고 관계 악화의 정책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폴란드 시민들이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권은 유권자들의 여론이라며 밀어붙이고 있다. 야로슬라프 카친스키(Jaroslaw Kaczynski) 현 집권 여당인 ‘법과 정의당(Law and Justice party)’ 총재는 폴란드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28개 회원국의 유럽연합(EU)으로부터 폴란드 독립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이라며 시위대와 맞서고 있다.

시위 주최 측은 특히 현 정권은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기 위한 요건을 엄격하게 강화하고, 그 기능 또한 약화시키고 있으며, 언론에 대한 통제 역시 강화되고 있어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 현 정권과 대립 중인 유럽연합도 “현재 폴란드의 법과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강력 비판하고 있다.